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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과 제로레이팅
제목 망중립성과 제로레이팅
등록일 2018.04.03 조회 1026
강인규 이미지
강인규통신전파연구실
부연구위원

광대역 인터넷접속 서비스를 통신법상의 공공서비스가 아닌, 정보서비스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중립성 폐지안이 2월 22일 연방관보에 게재됨에 따라 4월 23일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미국의 정책변화와 함께 5G의 논리적으로 네트워크를 분리하여 서비스별로 특화된 전용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일명 네트워크 슬라이싱 개념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망중립성 정책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비스별 차별화를 수익화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제로레이팅이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제로레이팅이란 이용자의 특정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무료로 허용하는 것으로 일정한 데이터가 기본 제공되는 통합요금제 하에서는 데이터 사용량을 차감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로레이팅은 이용자가 특정 콘텐츠 이용에 따른 요금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며, 망사업자나 콘텐츠 제공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입자 유치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반면 특정 콘텐츠에 국한하여 차별적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무과금으로 말미암아 인터넷 접속 시장이나 온라인 콘텐츠 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수 있고, 이용자의 온라인 정보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망중립성 원칙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제로레이팅의 차별화 효과는 콘텐츠 제공사업자와 망사업자의 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소매시장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는 망사업자는 가격 결정자(품질 결정자)로서 행동할 수 있어 콘텐츠 제공사업자에 대해서 협상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지배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많은 이용자들이 해당 콘텐츠에 접근하기를 원하는 대규모 콘텐츠 제공사업자에 대해 특정 망사업자의 차별화 행위가 이루어질 경우, 이용자들이 이를 인식한다면 이러한 차별행위를 하지 않는 망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어 망사업자의 독자적인 행위를 제한할 수 있다.

제로레이팅은 결합판매와 마찬가지로 이용자로 하여금 요금부담을 덜어주어 편익을 증대시키고 효율성을 제고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반경쟁적 수단으로 활용되어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후생을 저해할 수 있는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규제적 측면에서 제로레이팅 자체를 당연위법(per se illegal)으로 간주하여 금지하기 보다는 합리의 원칙에 따라 비교형량하는 접근방식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17년 8월 제정된 「전기통신사업자간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 부과의 부당한 행위 세부기준」을 통해 행위의 부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이용자 이익저해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 등 행위 주체에 관한 사항, 전기통신서비스 시장의 진입장벽, 다른 서비스로의 대체가능성 등 시장구조, 이용자 선택권 제한 여부 등 행위로 인한 영향과 관련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어 사후규제의 근거가 마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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