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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산업의 외연(外延) 확장과 의의
제목 미디어 산업의 외연(外延) 확장과 의의
등록일 2015.09.07 조회 10566
우혜진 이미지
우혜진방송미디어연구실
위촉연구원

처음 갤럭시 기어가 시중에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새로운 상품군에 대한 호기심 어린 시선과 애플보다 한 발 앞섰던 삼성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하지만 높은 가격 대비 낮은 활용도와 특별할 것 없는 기능 때문에 실제 판매량은 현저히 낮았다. 이후 애플워치를 비롯해 샤오미 미밴드, 나이키의 퓨얼 밴드, 그 외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가 쏟아지듯 출시되며,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기능과 디자인 또한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하지만 기능이 향상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활용성이 떨어지고 소프트웨어가 안정되지 않아 제 돈 주고 사기는 아깝다는 의견이 많다. 웨어러블 기기가 그 옛날 ‘시티폰’처럼 잠깐 타오르다 사그라질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런데 사업자들은 어째서 그렇게 열심히 (투자 대비 손실이 훨씬 높은 것이 분명한 제품군을) 꾸준하게 투자하며 개발하고 있는 것일까.

타 분야와의 접목(椄木)으로 인한 가치 상승 때문이다. 웨어러블 기기의 가능성은 다양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헬스케어와 금융기능이다. 실제로, 심박수를 비롯한 각종 신체의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진단하며 필요한 처방까지 제시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병원에 가서 한 시간씩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기능을 잘 활용한다면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기대가 많이 있다. 물론 의료업계에서는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이지만, 상용화되고 저렴한 보급형 기기가 출시된다면 현재 스마트폰처럼 ‘선택적 필수품’이 될 가능성이 높고, 범국민적 차원에서 보자면 공익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해당 제품을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외계층에 보급함으로써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보여주기식 복지가 아닌 실질적인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뉴스에서 고독사 한 할머니를 2주가 지나도록 몰랐다는 소식을 듣지 않아도 되겠다.

출처 : http://www.phonecruncher.com/how-tos/2847760/how_to_pick_the_best_smartwatch_for_you.html

웨어러블 기기에 금융기능이 접목된다면 미디어 업계와 금융 업계가 더욱 밀접하게 연계될 것이다. 지금도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결제를 하고 있지만, 몇 년 후 마트에서는 지갑을 꺼내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대신에 본인의 웨어러블 기기로 계산을 하고 유유히 자리를 뜨게 될 것이다. 또한 지문이나 심박수 등 물리적 접촉으로 본인 인증을 하는 기기로 금융 기능을 사용하게 된다면 각종 금융 사기가 줄어들 것이다. 이렇듯 웨어러블 기기는 그 자체의 기능 보다는 타 업계와의 연계로 인한 시장의 외연(外延) 확장에 의미가 있다. 이 시장은 아직 안정한 궤도에 들어서지 않았지만 꾸준하게 상승곡선을 따라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출시된 제품의 기능 하나하나를 평가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다만 이 제품군의 개발에 힘쓰고 있는 업체들의 10년 후가 기대되는 바 이다.

  웨어러블 기기와 현재 가시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미디어 시장의 가장자리에서 싹을 틔우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다. 사물인터넷이란,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기들이 정보를 공유하여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것을 말한다. 추운 겨울, 퇴근 후 집에 들어서면 따뜻하게 난방이 켜져 있고 오디오에서는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차를 마실 수 있게 물이 끓여져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만 보던 스마트 홈이 현실화 될 날이 머지않았다. 이미 국내 통신사들은 다양한 가구 및 생활용품 기업들과 손을 잡고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대리바트와 파트너쉽을 맺어 부엌가구 벽면 터치스크린에서 요리 정보와 농수산물 가격 정보 검색이 가능한 ‘스마트 퍼니처’를 선보일 계획이며, LG유플러스는 한샘과, KT는 코웨이와 손을 잡고 가전제품 및 주거 환경을 컨설팅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출처 : http://smarthome.splashthat.com/

통신 3사 중 현재 홈서비스를 비롯한 IoT 시장에서 가장 선두주자인 사업자는 바로 LG유플러스이다. LG유플러스는 2014년부터 홈 CCTV를 출시하면서 IoT시장의 문을 열었으며, 이후 꾸준하게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자 새로운 시장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스마트홈 서비스의 이용률이 높지는 않지만, 이 시장이 안정화되고 확대되면 꾸준하게 입지를 다져놓은 서비스 구조가 새로운 가입자 유치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인 스마트홈은 만년 꼴지를 벗어나지 못했던 LG유플러스가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놓을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일 것이다.

아직까지는 웨어러블 기기와 IoT, 스마트폰에 접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예들의 기저(基底)에는 IoT 기술이 전제되어 있다. 혹은 IoT로 인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의 확장 가능성이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모든 미디어 매체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큰 시장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인터넷망이라는 연결고리로 모든 기기들이 소통하게 된다면, 자연히 미디어 생태계는 확장될 것이다. 이는 IPTV나 OTT가 처음 나왔을 때 방송이냐 통신이냐를 따질 때나 시장획정을 위해 고민할 때보다 훨씬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시장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사업 기회가 많아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미디어가 통합되면서 편리성이 증대될 것이지만, 이를 관리해야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시장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통제와 구분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미디어 산업과 생태계를 관찰하고 공부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시장의 통합과 생태계의 외연 확장은 산업을 연구하고 방향성을 예측하는 등 학문적인 접근을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보다는 흥미로운 주제가 많아질 것이기에 기대하는 바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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