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로 바로가기 서브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통합검색

추천검색어
SNS, ott, 5G,

home > 지식네트워크 > 생각하며 연구하며
확대 축소 프린트

생각하며 연구하며

  • 트위터 보내기
  • 페이스북 보내기
  • 미투데이 보내기
  • 네이버 보내기
  • 구글 보내기
  • 메일 보내기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
제목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
등록일 2016.05.03 조회 5510
김인희 이미지
김인희통신전파연구실
위촉연구원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마음으로 보아야 해.

어느 사막의 여우가 한 말일지는 모르나, 사실 형체가 없는 무언가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일 것이다. 모성애, 서서 가던 지하철에서 앞 사람이 내릴 때 느끼는 반가움, 비오는 날의 습기, 금요일 저녁의 기분 좋은 피로감, 투표권, 희생적인 죽음, 바람, 아침에 일어날 때 눈꺼풀 위로 떨어지는 햇빛, 웃음소리. 그런 것들에는 힐끔 곁눈질하는 것만으로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다.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에 적절한 숫자를 붙여 팔고 사야하는 상황에서는, 일련의 고민과 약속이 필요하다.

흔히 주파수는 도로, 데이터 트래픽은 화물이나 차량으로 비유하여 차선이 많을수록 많은 화물을 원활하게 운반할 수 있다는 식의 설명을 한다. 주파수는 위성, 항공, 방송, 이동통신, 무선데이터, 그 외 다양한 산업에서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 무형자원이다. 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대역은 한정되어 있고, 일련의 질서 없이 동일한 대역을 이용하게 되면 전파간 혼신과 간섭이 발생해 이용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전파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전파는 어디에나 있는 자연력이므로 그 자체에 정해진 가격이 있을 수는 없다. 결국 정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은 일정 기간 특정 주파수 대역을 배타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 정도이다. 하지만 그 권리를 활용하여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이 존재하고, 타자가 해당 대역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부가 일정 대가를 받아 유사 업종의 산업진흥을 위해 사용하도록 한다는 것이 대가할당의 여러 취지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이러한 주파수 이용권을 누구에게 부여하고 그 대가를 어떻게 책정하여 받을 것인가.

전파법 제10조 및 제11조에 따라 특정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특정인에게 할당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가격경쟁에 의한 대가를 받고 할당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업자에게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으로, 말인 즉 경매다. 일반적으로는 일련의 정해진 경쟁을 거쳐 ‘누구에게’ 팔 것인지와 ‘얼마에’ 팔 것인지를 결정한다.

주파수보다 경매 쪽이 훨씬 세간에 생소하지 않은 단어일지 모르겠다. 어쩐지 귀여운 크기의 나무망치나 하얀 면장갑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손가락 모양과 눈짓으로 현란한 신호를 보내며 구매 의사를 표시해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어떤 미술품이 얼마에 팔렸더라, 어디의 유명인사가 사용했던 소장품이 자선 경매에 나온다더라, 낙찰가는 얼마 원 얼마 달러, 하는 제목의 기사들도 이따끔 눈길을 끈다. 부동산, 자동차, 악기, 방치된 창고의 열쇠 같은 것을 사기도 하고, 구직중인 본인을 기업 대상으로 경매에 내놓아 화제가 된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조금 더 일상에 가깝게는 이베이나 야후 옥션 같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도 떠오른다.

이러한 경매제의 근간은, 재화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모쪼록 그 물건을 더 가치있게 생각하고,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자 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논리에 있다. 가치를 사전에 측정하기 어려운 재화를 두고, 적정한 가격과 최적의 구매자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결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서 주파수할당의 방법으로 경매제를 채택하고 있는 점을 보면,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지난 4월 말 시행된 경매가 우리나라의 세 번째 주파수 경매였다. 여러 사람의, 다양한 고민을 거쳐 마련된 계획에 따라 설계되었고, 준비해 온 절차대로 공정하고 적절하게 이루어졌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정된 ‘누구에게’와 ‘얼마에’인 만큼, 서로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적정한 결론과 함께 마무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목록으로
메일로 보내기



(27872)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정통로 18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화안내 043)531-4114

copyright © Korea Information Society Development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

KISDI QR코드 : 모바일 웹사이트 바로가기

<p><a href="http://www.kisdi.re.kr/kisdi/err/error.jsp" >프린트 프레임이 없습니다.</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