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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사람들에 대한 단상
제목 콜롬비아 사람들에 대한 단상
등록일 2008.11.11 조회 5570
송수민 이미지
송수민방송통신협력연구실
연구원

현재 세계 경제 10위권 안에 속해서 떵떵 거리는 한국인들에게 중남미 국가들은 가난하고 하찮은 나라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소위 개발도상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의 모습은 어디나 같은 것일까?

많은 경우, 한국 사람들은 중남미의 국가들이 아시아의 발전하고 있는 국가들, 즉,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의 국가들과 비슷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사실 중남미의 국가들은 한 때 세계 순위권 경제를 지니고 있었던 나라들이다. 특히, 1900년대 초 아르헨티나는 세계 경제 10위권 안에 속할 정도로 잘 살았다. 현재 한국이 세계 10위권 안에 속한 경제를 지니고 있음을 염두에 둘 때 아르헨티나가 얼마나 풍족하게 살았을 지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러한 시대가 있었기 때문에 중남미 국가들은 대부분 아시아의 발전상과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경제적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 보단 문화가 중요하고 정치가 중요하다.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더 중요하고,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 지가 더 중요하다. 이는 중남미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통해 많이 드러나는데, 이번 글에서는 콜롬비아 사람들을 통해 이러한 모습을 살짝 엿보고자 한다. 물론 콜롬비아인들이 중남미 사람들을 모두 말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중남미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콜롬비아 인들은 참으로 열정적이고 즐거운 민족이다. 이들은 1940년대 후반의 피비린내 나는 정치적 큰 혼란과 게릴라 문제, 마약 문제 등으로 얼룩진 역사를 지니고 있고, 여전히 그러한 문제들과 도시화로 생긴 문제들로 발버둥치고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삶을 즐기고 의미있게 받아들일 줄 안다.

그들은 아침과 점심 사이의 간식시간(라스 온세스)을 짧게라도 즐기며, 언제나 그들의 음악인 바예나또, 메렝게, 살사 등을 듣는다. 주말이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춤을 추러 삼삼오오 모이며 맥주와 아구아르디엔떼(우리나라의 소주와 비슷한 술)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은 항상 얼굴에 미소를 지을 줄 알고 사소한 일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쉽게 넘길 줄 안다. 한국에서는 옷 가게에 들어가서 옷을 다 입어보고 구입을 안하고 나오면 점원의 찌푸린 인상이나 한 소리를 듣게 마련인데, 콜롬비아에서는 오히려 밝은 미소로 다음에 또 오라는 인사를 듣는다.

콜롬비아는 아무리 작고 후진 가정집을 찾아가도 항상 벽에 그림이 걸려있고, 화병에는 꽃이 꽂혀있다. 그림과 꽃이 화려하지 않아도 그렇게 그들의 삶에는 문화가 존재하며, 이는 누구에게나 너무나 당연한 권리인 삶의 한 부분이다. 음악이 그들의 삶의 일부인 것처럼 설사 문이 없는 집일지라도 꽃과 그림을 장식하는 것은 그들의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이러한 삶의 문화와 열정이 있기 때문에 내가 만나본 콜롬비아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부유함과 가난함을 가릴 것 없이 항상 웃고 떠들 줄 아는 여유를 지니고 있었다. 이들은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행복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알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매너리즘이나 외로움과 고독함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았다.

간혹 어떤 이들은 이들의 여유와 즐거움이 삶을 열심히 살아가지 않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처럼 성장을 하지 못했다고 손가락질을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들은 시대에 맞는 국가 경제 성장 전략이 없었을 뿐이다. 또한 그들은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식민지 생활을 했고, 그러한 강력한 외세에 모든 것을 빼앗겼기 때문에 회복 과정에서 많은 고충을 겪는 것 뿐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양의 자원과 열정은 앞으로 그들을 경제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이고, 경제적 삶의 질도 한 단계 더 높여 줄 것이다. 그들의 가난을 그들이 삶을 향유하는 방식 탓으로 돌리고 비난하는 자들은 아마 삶을 누릴 줄 아는 사람들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질투하는 것은 아닐까.

콜롬비아는 오늘도 경제적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1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는 KISDI의 ‘콜롬비아 실무급 초청연수’를 통해 실무급 공무원 및 전문가 20명이 한국에 와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고 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콜롬비아가 경제적으로 한 단계 더 높아지고 변화를 하며 발전을 하기를 우리는 바란다. 훗날 한국이 콜롬비아에서 삶을 향유하는 방식인 열정과 즐거움을 배울 날이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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