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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만으로 충분할까?
제목 망중립성만으로 충분할까?
등록일 2012.05.07 조회 5069
강인규 이미지
강인규통신전파연구실
전문연구원

전통적인 음성 위주의 통신 분야에서는 네트워크-서비스-단말이 밀접히 연계된 수직적 가치가슬 구조로 인해 병목 요소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통신사업자가 산업 전반을 통제할 수 있었다. 이에 근거하여 현재까지의 통신 분야 규제는 통신사업자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져 왔으며, 특히 병목 요소로 간주되는 가입자구간에 대해서는 망개방 의무가 사전적으로 부과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IP화의 진전으로 과거 네트워크에 종속된 서비스, 단말, 제어가 네트워크와 무관하게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모듈화(modularity)됨으로써 수직적 가치사슬 구조가 수평적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모듈 간을 연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플랫폼이 정보와 가치 흐름에 대해서 게이트키퍼(gatekeeper)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새로운 병목 요소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는 기술구조 측면에서 플랫폼이 다양한 방식과 수준에서 구성될 수 있으며, 다양한 사업 주체에 의해 소유되거나 운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완전히 다른 시스템 요소로 구성된 통신망, 단말, 운영체제, 브라우저, 포털, 애플리케이션 등이 플랫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전혀 다른 분야에서 생성된 플랫폼이 서로 직접적으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 가운데 네트워크 사업자에 대해서만 사전규제가 부과됨으로써 의도하지 않게 비대칭 규제가 이루어지고, 궁극적으로는 통신사업자의 플랫폼 경쟁역량을 훼손시킬 우려가 존재한다. 따라서 단말, 운영체제, 브라우저, 포털, 애플리케이션 등의 플랫폼이 지배력을 보유할 경우 해당 플랫폼에 대해서도 규제를 부과해 생태계를 구성하는 경제주체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동등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네트워크, 서비스, 단말 각각을 별개의 시장으로 간주하는데서 벗어나 생태계 관점에서 경쟁상황을 파악하는 규제접근이 필요하며, 플랫폼 사업자가 채택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더불어 이러한 시장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특히, 망중립성 규제가 플랫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신망에 대한 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2011년 12월 제정한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플랫폼 규제수단를 위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차단 금지와 불합리한 차별 금지를 통해 네트워크에 의한 직접적인 차단이나 실질적인 차단을 방지하고,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서 투명성 의무를 부과한 바와 같이 플랫폼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혹은 실질적인 차단을 막기 위한 조치로 차단 금지, 불합리한 차별 금지, 투명성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사업자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완화된 규제를 부과함과 동시에 다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서는 강하게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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