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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통상차원에서 생각해보기
제목 한류, 통상차원에서 생각해보기
등록일 2011.08.30 조회 5252
전용욱 이미지
전용욱방송통신통상센터
위촉연구원

“'한류'라는 말 자체가 무섭다”. 얼마 전 일본배우 타카오카 소스케가 자신의 트위터에서 한국방송물을 대거 편성하고 있는 후지TV를 비난하며 한 말이다. 재일한국인과 일본인 간의 갈등과 화해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 박치기에서 재일한국인을 열연한 그였기에, 대규모 반한류 시위를 부추긴 그의 발언은 아이러니했다. 하지만 한류에 대한 그의 두려움과 우익들의 더욱 거세진 반한류 시위는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등에서 우리의 문화콘텐츠가 얼마나 ‘무섭게’ 어필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나라가 자동차, 전자제품과 함께 문화 산업의 수출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순조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방송통신통상센터에서 각국의 방송통신 통상장벽을 조사하면서, 나는 문화산업에 대한 국가 간 통상장벽이 그 어떤 산업보다도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들이 방송, 영화 시장의 개방에 소극적이며, 외국물 편성 쿼터제 등의 다양한 수입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거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 문화산업에 대한 시장진입 벽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 중국 방송에서 한국드라마 또는 그 밖의 한국 방송물이 편성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내용검열을 거쳐야 한다. 또한 중국은 해외 위성TV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다. 한 예로, 한국의 아리랑TV 또는 KBS월드 같은 경우 타 해외위성방송사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일부 성의 외국인 대상 호텔 및 일부 외국인 거주지 등에만 한정하여 수신이 허가 된다. 요즘 우리나라 가요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동남아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들의 WTO 시청각서비스, 즉 방송분야 서비스에 대한 개방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 문화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WTO 또는 FTA를 통해 각 국이 유지하고 있는 자국의 문화산업에 대한 시장진입 장벽을 완화해야 한다. 물론, WTO 또는 FTA 협상에서 문화산업인 시청각분야는 협상 의제에서 제외되거나 자국법의 시장개방 수준을 유지하는 등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FTA 협상시 시청각공동제작협정(Audio-visual coproduction)을 체결하여 각국의 방송, 영화의 외국물 편성 쿼터제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는 등의 정부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유럽에서 우리의 가요를 따라 부르고 우리 드라마를 본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져 온다. 예전에는 정말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하지만 나는 세계 속에서 실질적으로 한류가 지속, 확대되기 위해서는 통상차원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우리의 문화콘텐츠가 우수해도, 각국의 규제로 인하여 시장진입 자체가 막혀버리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양자, 다자간 시청각분야 협상 또는 시청각공동제작협정 협상 등의 노력을 통해 우리의 문화산업의 해외 진출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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