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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의 끝
제목 탈옥의 끝
등록일 2011.03.28 조회 6085
안자영 이미지
안자영방송·전파정책연구실
위촉연구원

스마트폰 가입자가 1,000만을 넘었다. 문자를 보내는 것은 촌스럽게 여겨지고, 카카오톡으로 연락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자기 마음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하다. 그러나 그 스마트함은 어느 순간 지루해지게 된다. 더 이상 할게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 스마트함은 사라진다.  

필자는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 아이폰을 손에 쥐던 날은 밤잠을 설쳐가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모든 물건이 그러하듯 아이폰을 처음 접했을 때의 그 흥분과 설렘은 점차 잦아들고, 한 두 달 지나고 나니 슬쩍 지겨워지게 되었다. 특히 아이폰 특유의 고딕체 폰트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럴 때 ‘탈옥’의 유혹이 손짓한다. 벽돌이 되진 않을지, 서비스를 못 받게 되는 것은 아닐지, 불법은 아닌지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일단 탈옥을 결심하고 나면, 스티브잡스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10분 정도면 손쉽게 탈옥의 모든 절차는 끝이 난다.

탈옥 후에는 아이폰내의 대부분의 UI를 바꿀 수 있게 된다. 디자인과 폰트를 바꿀 수 있고, 어플의 배열 또한 매우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된다. 스티브가 그 동안 우리에게 강요해왔던 모든 억압과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탈옥 이후에 나는 아이폰의 디자이너이며, 혁명가이며 창조자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폰 창조자로서의 경험 또한 일주일이 못 가 지루해진다. 또다시 더 이상 할게 없어지는 상태가 오는 것이다. 문득 아이폰의 고딕체가 그리워지고, 요상한 어플의 배치는 복잡하고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보고서 작업으로 정신상태가 피폐했던 어느 날 밤. 나는 다시 스티브의 감옥으로 돌아갔다.

스티브에게 돌아가는 것은 탈옥보다 훨씬 쉬웠다. 새로 나온 4.2 OS로 업데이트 해주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엄마의 품 같은 고딕체가 날 반겨주었고, 복잡했던 디자인은 말끔히 정리되었다. 얼마간 순한 스티브의 양으로 살아가던 나는 다시금 ‘4.2 완탈’이라는 단어를 검색창에 쳐대며 때를 기다려 다시 탈옥을 감행하고 말았다. 이유가 뭘까?

탈옥 후에만 작동하는 몇몇 기능들이 그립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탈옥후에 받았던 어플들이 스티브의 품에서는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보안상의 문제와 저작권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아이폰에서는 애플이 허용한 어플만 사용하도록 잠금장치를 해두었는데, OS 업데이트와 함께 탈옥을 통해 풀렸던 잠금장치가 다시 작동하게 되면서 편안한 집인 줄 알았던 곳이 역시 감옥이었음을 다시금 경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탈옥을 하면 뭐가 좋을까?"라는 질문의 대답은 디자인도 성능향상도 아닌 ‘좋은 어플들에 대한 이용편의성 향상’이 아닐까 생각이 되었다.  하드웨어의 스펙이 조금 더 향상되고, 기가 막히게 편리하고 아름다운 UI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소비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소비하고 싶은 "콘텐츠"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지난 월드컵 기간에 3D TV를 열심히 팔아대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걸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모두 얼리어답터 정신이 지나치게 투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드웨어가 3D를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지원받을 콘텐츠 없이는 자리만 차지하는 예쁘지도 않은 시커먼 상자가 되고 만다. 2011년을 살아가는 요즘의 우리 주변의 기기는 대부분 뛰어난 스펙을 자랑한다.  핸드폰에 그 이름도 멋진 듀얼코어가 장착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앞으로 기기들이 더 빨라지고, 더 선명해진다고 하더라도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다만 앞으로는 그 놀라운 속도와 선명한 화질로 대체 무엇을 보고 즐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3D TV를 더 팔고 싶다면, 3D콘텐츠 개발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비싼 오디오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간혹 음악 그 자체를 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만을 듣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3D를 보는 것이 아니라 3D로 제작된 아바타를 보고 싶어한다. 아니, 3D가 아니어도 상관없으니 재미있고 감동적인 것을 보고 싶어한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광고에서는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광고하는데 반해 다른 스마트폰들은 이것이 얼마나 빠른지, 얼마나 예쁜지 만을 광고하는 것이 진정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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