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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비주류로 사는 이유
제목 그녀가 비주류로 사는 이유
등록일 2010.07.27 조회 5612
강유리 이미지
강유리통신정책연구실
연구원

“어! 이게 누구야?”
“반갑다~~ 진짜 오랜만이다~”

서울로 와서 사회의 초보티를 벗어가는 나이가 되다 보니 길거리에서 세미나에서 또는 요즘 다니고 있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학교 동기나 선후배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졸업하고 서로 바쁘다 보니 연락도 안하고 이래저래 시간이 흘렀지만 그래도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세상 정말 좁다’라는 생각과 함께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이다. 마치 아군을 만난 듯한 느낌이랄까?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나서 의례적으로 어디 다니는지 물어보고 명함을 서로 주고받는데, 그렇지 못할 상황이면 서로의 전화번호를 물어본다.

“내 전화번호는 01X-XXX-XXXX”
라고 말을 하면,
“어!? 아직도 01X 쓰는 사람이 있네. 예전 번호 그대로구나!”
다들 똑같은 반응이다. 그러고는 나의 두툼한 옛날 2G폰을 보면서 한마디씩 더 해 준다.
“야~ 이제 폰도 좀 바꿔야겠다. 요즘에 누가 아직도 그런 걸 쓰니?”

그럴 때면 그냥 웃지요~작전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번호나 휴대폰을 꼭 유지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에 쓰는 2G 휴대폰에서 3G폰이나 스마트폰으로 옮겨갈 유인이 없을 뿐이다. 행여 이메일이라도 물어보는 경우에는 나는 더 난감하다. 다수의 사람들이 쓰고 있는 이름의 이니셜 약자나 영문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중국어 시간에 배웠던 “小姐” 발음인 “xiaojie”와 숫자를 조합하여 쓰고 있는데 이를 말해주면 한 번에 알아듣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몇 번씩 되묻기 때문에 이메일을 말하기도 쉽지 않다. 내가 쓰고 있는 어떤 이메일에도 내 영문 약자는 없다. 왜 그러냐고 묻는다면 이 역시 굳이 바꿔야할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씩 불편하기는 해도…….

신기하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성 또는 다원성을 중요시 여기지만 세상이 진화할수록 정작 대다수의 사람들은 표준화에 점차 익숙해지는 듯 하다.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갖고 비슷비슷한 스마트폰을 쓰며 그리고 이메일도 영문 약자로 하자는 암묵적인 획일화라고나 할까? 스마트폰은 외향보다도 내용적인 측면에서 다양하다고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볼 때는 대부분 많이 쓰는 어플리케이션이 비슷비슷하고 그렇게 다양해보이지는 않는다. 대기업에 다니는 선배 회사에서는 지금까지는 자유롭게 썼지만, 그룹차원에서 회사 이메일을 영문 이름의 이니셜로 통일할 예정이란다. 이메일을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하기 위함이라는데 나는 그러한 방침에 별로 공감하고 싶지는 않다.

최근에 방송·통신시장에는 새로운 기술,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표준화”라는 과제가 점점 주목받고 있다. 표준화는 정부의 정책, 업계의 활동, 이용자의 선택 등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에 대해 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중요해 질 것이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표준화를 따르지 않는 얼마 남지 않은 소수가 마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다수의 선택으로 몰아가는 식의 획일화가 진행된다는 생각이 든다. 경쟁력이 없다면 자연적으로 소멸될 것이며 적자만이 생존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그냥 쉽게 건너뛰려 한다면 진정한 적자가 무엇이냐를 결정함에 있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다양성이 사라지며 창의성의 저하될 수도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A.J. 토인비는 “망해가는 문명의 가장 일관된 특성은 표준화와 획일화”라고 언급하였다. 그는 아마도 지나친 표준화로 인한 폐허를 경계하고자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앞으로 방송·통신 시장에서는 무수히 다양한 소수가 생겨날 것이다. 소수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표준화의 혜택도 누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이 시장이 더욱 진화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비록 이 시대의 대세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소신을 갖고 사는 것도 멋진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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