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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관계’의 가벼움
제목 참을 수 없는 ‘관계’의 가벼움
등록일 2010.04.05 조회 5106
정승원 이미지
정승원동향분석실
위촉연구원

“아직 연락도 없어. 나도 전화 안하려고… 그럼 끝난 거지 뭐”

몇 일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친구의 푸념이다. 망망대해에서도 자장면 배달을 시키는 광고를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일 정도로 빵빵한 성능을 자랑하는 휴대전화 강국, 대한민국에서 24시간 동안 전화 연락이 없다는 것은 곧 관계의 끝, THE END를 의미한다. 30분만 연락이 안되어도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고, 문자에 바로 답장이 없으면 서운한 게 있는 건가 고민도 된다. 그러다 연락두절 상태가 반나절이 넘어가면 쿨하게, 관계 정리 모드로 돌입한다. 빠르게 연결되는 관계인만큼, 정리도 빠른가 보다.

우리 아버지적 시대만 하더라도 삐삐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집집마다 전화 두기도 어려운 시절이라, 여학생과 연애 한 번 하기가 그렇게도 어려웠다고 한다. 집으로 외간남자가 전화를 한다면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불호령을 들음은 물론이고, 그러고라도 바꿔주면 좋으련만 이건 뭐 외출금지로 얼굴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공중전화 박스에서 지나가던 여자를 붙잡아 대신 전화를 걸어달라고 하기도 했고, 둘만의 암호를 정하기도 했다. 그렇게 어렵게 연결된 전화니, 그녀의 목소리가 얼마나 달콤했겠는가? 목소리 한번 듣기도 이렇게 어려운데, 얼굴 한번 보기는 얼마나 더 어려웠을지 상상이 된다. 무작정 학교 앞으로 찾아가 그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고, 그러다 길이 엇갈리면 허탕치기가 일쑤였다고 한다. 싸우기라도 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같이 가던 다방이나 경양식 집에서 하루 웬 종일을 기다려봤자 그녀는 알 턱이 없고, 그래서 다방이나 경양식 집의 메모판에 언제 확인할지 기약할 수도 없는 메모를 남겨두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고들 하니, 연애 한 번 하기 참 힘들었단다.

그래서일까, 7,80년대의 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무게 있었다. 그 시절의 소통은 현재의 그것보다 훨씬 더 간절했다. 일주일, 한 달씩을 기다리는 건 예사였고 연락이 잠깐 뜸해져도 관계가 끝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반면, 달리는 지하철에서도 휴대전화로 지상파 DMB를 볼 수 있고, 3G를 넘어 스마트한 기능을 자랑하는 휴대전화들이 넘쳐나는 현대인들의 관계는 예전에 비해 훨씬 스피디하다. 만나는 것도, 헤어지는 것도 쿨한 현대인들에게, 소통은 훨씬 쉽지만,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훨씬 가벼워진 것이 사실이다. 상대방과의 관계 역시, 애절하고 간절하기보다는 언제든 대체 가능한 것으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닐까?

전화나 문자가 오지 않은 휴대전화를 종종 확인해보는 일은, 비단 나만의 습관은 아닐 것이다. 혹시 못 받은 전화가 있을까, 놓친 문자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계속해서 확인해보는 것이다. 호랑이처럼 무서운 아버지를 통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다방이나 경양식 집의 메모장에 확인할지 안 할지 모르는 메모를 남겨둬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 시절이나 요즘이나, 사람 사는 세상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과의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랴. 자꾸만 확인해보는 대신 그 사람의 전화번호를 꾸욱 눌러봄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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