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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 Video Kill the Radio Star?
제목 Did Video Kill the Radio Star?
등록일 2009.06.22 조회 4202
박민성 이미지
박민성방송통신정책연구실
연구원

군대에 처음 갔을 때, 가장 생소했던 것이 바로 군대식 말투였다. 군인들은 그냥 끝낼 수 있는 말들도 꼭 ‘~말입니다’를 붙여서 에둘러 표현하는데, 이 특이하면서도 어색한 어말어미는 내가 26개월간 능숙하게 다루어야 할 ‘군인어(語)’가 되어 있었다. 나는 이 찌질한 말투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버둥치곤 했었는데, 어느덧 자연스럽게 군대의 언어들을 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곤 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혹시나 사회에서 쓰이는 말들을 까먹고 완전한 군바리로 변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생겼다.

내가 라디오를 듣기 시작한 이유도 민간인들이 사용하는 말투를 까먹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완전히 속세와 격리된 곳으로 간 것도 아니었지만, 사회인들의 활기찬 말투를 듣기 위해서는 라디오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그래서 3개월 치 월급을 모아 작은 mp3플레이어를 구입하였고, 그 후부터 매일 10시 이후 모두 잠든 사이 이어폰으로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나의 라디오 듣기는 소심한 저항의 행동으로 시작한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라디오듣기 자체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다. 라디오를 듣고 있으면, 바로 옆에서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해서였기 때문인 것 같다. TV는, 아무리 생생한 화면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낯설어져서 쉽게 빠져들지는 않는데, 라디오의 경우는 바로 내 옆에서 친구들이 수다 떨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도 쉽게 동화되는 것이었다(이니스(Innis)의 표현일 빌리자면, 이러한 현상은 라디오가 ‘구술적 전통(oral tradition)’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나의 라디오 듣기는 하루의 피곤을 씻어줄 수 있는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으며, 512mb용량의 mp3는 당시 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잇(it) 아이템’이었다.

당시 내가 즐겨들었던 프로그램은 ‘김C 스타일’과 ‘이소라의 음악도시’였다. 라디오 진행자로서의 김C는 음악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진 멋진 뮤지션이었으며, 이소라의 나긋한 목소리는 남자들만의 삭막하고 거친 문화에 지친 나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즐거움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는데, 이들 프로그램이 갑작스레 폐지되었기 때문이다. ‘김C 스타일’은 군 복무가 중간쯤 남았을 즈음에(마지막 방송에서 소개된 Oasis의 음악들을 여전히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이소라의 음악도시’는 약 1년쯤 남았을 때에 없어졌다. 그러나 그 후로도 라디오 듣기를 멈추지 않았다. 음악프로그램에서 아무것도 들을 것이 없다면 하다못해 뉴스나 ‘김영하의 문화포커스’라도 들어야 했다. 라디오는 내가 사회와 아직도 연결되고 있고,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회로 돌아갈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시켜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방송통신 융합시대에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디어가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형태로 수렴되고, 청취자들의 이용형태도 지금과는 획기적으로 다르게 바뀌며, 그 결과 라디오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주관적인 내 생각으로는, 새로운 미디어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기존의 미디어인 라디오를 한순간에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성 커뮤니케이션의 매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가격 등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라디오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여전히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한 라디오를 청취하는 습관 역시 무시하기는 어렵다. 모든 사람들이 얼리어답터는 아닌 이상, 익숙하고 쉬운 미디어를 쉽게 버리지는 못할 것이다. 보다 설득력있고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그리고 미디어 환경이 변하는 만큼 라디오의 형태와 이용패턴이 변화할 것은 자명해 보이지만, 음성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서의 라디오는 당분간 우리 곁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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