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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가 ‘차별화’인가: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프로그램 다양성
제목 ‘복제’인가 ‘차별화’인가: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프로그램 다양성
등록일 2015.06.02 조회 11082
정은진 이미지
정은진방송미디어연구실
위촉연구원

지난 어린이날에 이동국 축구선수가 올린 트윗이 화제가 되었다: “어린이날 축구보고 싶은 어린이들은 어떡하라고~ #어린이날 #어린이 #축구꿈나무 #축구보고싶어요 #한화&KT #야구중계 #한경기 #5채널중계 #전파낭비”1그의 쓴 소리는 SNS를 타고 일파만파 퍼져 축구팬과 야구팬의 설전으로 번졌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필자는 그냥 지나칠 수도 사건이었으나 언론에서 ‘#전파낭비’를 필두에 내세운 덕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5월 5일 같은 시간대에 프로야구 경기 다섯 개와 프로축구K리그 클래식 경기 두 개가 열렸다. 하지만 야구를 중계했던 곳은 지상파 방송국 3사와 케이블 및 IPTV 채널 5개였던 반면, 축구경기를 중계한 채널은 단 한 곳도 없었던 것이다. 특히 한화와 KT의 야구경기를 동시에 송출한 채널은 IPTV 채널까지 무려 다섯 채널에 달해 이를 두고 이동국 선수가 ‘전파낭비’라고 일컬은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정보 공급원의 다양성, 나아가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이라는 숙제를 도마 위에 올리고자 한다.

우리 사회는 지난 20년간 방송 매체, 방송 채널의 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1995년 케이블 방송사 출범에 이어, 2008년 IPTV의 진입, 2012년 종합편성 채널 신설, 최근에는 지상파 MMS 도입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방송채널사업자(Program Provider, PP)의 수적 증가가 실제로 질적 다양성을 구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부족한 편이다. 과연 방송 채널의 수가 증가했을 때 프로그램 다양성도 높아질까?

학자들의 견해는 둘로 나뉜다. 미디어경제학의 고전적인 모델인 Steiner Model에 따르면, 방송국은 인기 있는 프로그램 포맷을 서로 복제(duplicate)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다(Steiner, 1952). Steiner Model이 도출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경쟁하는 관계의 방송국들은 동일한 유형의 프로그램을 중복적으로 생산하게 된다. 가장 큰 청취자 그룹(다수)을 대상으로 점유율을 나누어 가질 때의 수익성보다 보다 작은 청취자 그룹(소수)을 대상으로 생산하는 것의 수익성이 높아질 때까지 이 현상은 유지된다.
2. 소수가 선호하는 프로그램 유형을 생산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난다.
3. 라디오 채널을 모두 운영하는 독점기업이 나타난다면 복제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수의 취향뿐만 아니라 소수 취향의 프로그램을 생산할 때 더 많은 청취자를 타깃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국가주도의 규제기관은 3.과 마찬가지의 원리로 프로그램 포맷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

즉, Steiner Model에 따르면 방송사 간 경쟁은 미디어의 다양성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Owen(1977)은 Steiner Model을 정면으로 비판하였다. 그는 방송국의 수를 최대화시키는 것이 시장의 효율을 높인다고 보았다. Owen에 의하면 비록 동일한 프로그램 포맷을 방송한다고 하더라도 두 방송국은 서로 완전한 대체재가 아니다. 때문에 같은 프로그램 유형이 중복되더라도 이것을 ‘낭비’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Owen의 주장을 이번 사건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실제로 야구경기 시청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방송사들이 중복편성을 하는 경우 만족감이 더 크다. 자신이 원하는 채널을 선택할 수 있고, 같은 경기라도 각기 다른 해설자의 해설을 들으며 다른 카메라 각도에서 스포츠 중계를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와 같이, 야구만 중계할 경우 축구를 선호하는 시청자 집단의 효용은 무시된다. 한 연구는 SBS의 밴쿠버 동계 올림픽 단독중계 상황에서 시청자의 효용을 가설적으로 비교하였다(박성철·성윤택, 2010). 이 연구에서 전체 시청자의 효용을 비교했을 때 중복편성의 경우가 단독중계보다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연구 상에서는 전체 시청자 집단은 오직 스포츠 선호 시청자와 스포츠 비선호 시청자의 두 부류로만 양분되고 각 집단의 크기 및 가중치가 같다고 가정했다는 한계가 있다. 엄연히 다수와 소수가 존재하는 현실과는 다르다.

Owen은 방송시장이 독점적 경쟁시장이라 보았다. 독점적 경쟁 시장에서 공급자는 생산물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한다. 비록 동일한 포맷이더라도 완전한 대체재가 아닌 개별적인 차별성이 존재한다. 어떤 상품의 경우에는 비탄력적인 수요곡선을 가진 소규모의 소비자 집단을 대상으로 판매된다. Owen의 주장대로라면 다매체 시대에 프로그램 다양성은 충분히 보장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보면 여러 채널에 걸쳐 다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킬러콘텐츠 프로그램을 중복 편성함에 따라 공익(public interest) 또는 공공 후생이 침해되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는 시청률을 높이고 광고수익을 내고자 하는 개별 방송사의 미시적 동기가 모여 ‘전파 낭비’라 비난받은 거시적 왜곡 현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무는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다.

한국 방송시장은 시청자 파이가 작다. 다수의 시선을 훔치는 프로그램이 광고주와 방송사에게 환영 받는다. 우리는 지난 몇 해간 주말 프라임타임에 리얼 버라이어티 쇼, 오디션 프로그램 등 대동소이한 오락 프로그램 포맷이 여러 채널에 걸쳐 동시 방영되는 것을 목도했다. 공익성 확보가 절실히 요구되는 지상파 방송조차도 다른 PP들과 시청률 경쟁을 위해 때마다 인기 있는 포맷을 복제한다. 지난해에는 육아를 킬러콘텐츠로 내세운 리얼 버라이어티 포맷이 히트를 치자, 채널 다수가 육아관련 오락 프로그램을 동시다발적으로 방영했고, 올해는 요리관련 오락프로그램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비록 포맷 내에 다양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혁신적인 방송포맷 개발을 통한 적극적인 차별화 시도는 아쉬운 편이다.

이날 야구 시청률이 며칠 전 축구 경기보다도 낮았다는 것은 놀랍지 않은 결과이다. 특히 KT-한화 경기는 5개 채널 모두 0.7% 이하로 집계되었다. ‘전파 낭비’를 방불케 한 중복편성에 효용을 크게 느낀 시청자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취향이 세분화된 사회로 가고 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유행보다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집단들 사이에서 차별화하는 것이 더 각광받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TV 방송과 비슷한 형태로 시청각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상의 1인 미디어, 포털 사이트의 웹드라마 등이 소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송망 대신 인터넷을 활용하여 시청자의 선택에 따른 쌍방향적 서비스 제공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소외되었던 프로축구 K리그 경기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 TV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방송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로로 중계되었다는 점에서 지울 수 없는 아쉬움을 남겼다. ‘전파의 희소성’이 존재하는 만큼 공익성과 다양성에 기여해야 하는 방송은 본연의 의무를 등한시하면 안 될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매체와 채널 증가의 결과물이 복제가 아닌 차별화가 되도록 우리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1이동국 트위터 전문 @dglee20 (현재 삭제)

박성철·성윤택 (2010.6).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서의 보편적 시청권과 시청자 복지에 관한 연구. 『한국통신학회 학술대회논문집』, 1738-1739.
Owen, Bruce M. (1977). Regulating diversity: The case of radio formats. Journal of Broadcasting & Electronic Media, 21(3), 305-319.
Steiner, Peter O. (1952). Program patterns and preferences, and the workability of competition in radio broadcasting.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66, 19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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