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로 바로가기 서브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통합검색

추천검색어
SNS, ott, 5G,

home > 지식네트워크 > 생각하며 연구하며
확대 축소 프린트

생각하며 연구하며

  • 트위터 보내기
  • 페이스북 보내기
  • 미투데이 보내기
  • 네이버 보내기
  • 구글 보내기
  • 메일 보내기
분산이 작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
제목 분산이 작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
등록일 2013.06.10 조회 6064
신선 이미지
신선ICT통계센터
위촉연구원

업무적인 통화를 하다보면 대개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통화를 하게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인상이 기억난다기보다는 업무내용만이 기억이 남게 된다. 그런데 얼마 전 출장관련 서식작성을 위해 전화통화를 하는데 통화를 끝낸 후에도 통화한 사람의 느낌이 계속 남았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이어서인지, 아니면 사회초년생이라 업무용 전화에 익숙치 않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긴장하며 전화를 걸었는데, 의외로 밝은 목소리로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또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입장을 배려해주는 방식이라 꽤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덕분에 상큼한 기분으로 다시 업무에 임했다.

그 이후로 친절하게 통화해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과 동시에 나는 어떤 방식으로 통화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나도 친절한 그 직원처럼 통화하는 건 어떨지 고민하기도 했다. 가능하면 기분 좋은 통화를 할 수 있게 밝고 긍정적인 통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평소 말하는 것과 비슷한 톤이지만 보다 감정을 배제한 건조하고 정확한 발음의 목소리로 예의를 갖춰 통화하는게 적합하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고 통계와 약간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대학원에 재학할 당시 계량경제학을 가르치던 교수님께서 분산(variance)을 설명할 때였다. 교수님은 통계적으로 분산이 너무 크면 예측이 어렵다고 하시며,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람을 예를 들어 분산이 큰 게 왜 나쁘고 연구를 어렵게 하는지 설명해주셨다. 데이터의 분산과 사람의 일관성 있는 태도를 비교하며 설명하셨는데, 데이터의 분산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태도의 분산이 너무 크면 예측을 할 수 없어 난감해지는데 이를 쉽게 표현하면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런 사람의 특징이 어떤 때는 기분이 좋고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대하다 또 어떤 때는 기분이 나쁘고 부정적이 되며, 또 다른 때에는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로 태도가 계속해서 돌변하는데, 업무 중 이런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더 나아가 매우 흥미롭게도 늘 성격이 나쁘고 부정적인 사람이 태도가 돌변하는 사람보다 낫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교수님의 이러한 설명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업은 물론 이러한 설명 뒤에 데이터도 마찬가지로 분산이 크면 불확실성이 커지며 이는 예측을 어렵게 하므로 연구자를 고민하게 한다는 내용으로 회귀했다. 하지만 나는 교수님의 설명을 이해할 수 없어 수업이 끝난 후 계속 생각했다. 가끔이라도 좋은 면이 있는 사람이 더 대하기 쉬운게 아닐까, 매번 어려운 사람이 더 어려운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다가 사람과의 관계는 쉬운 문제,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관계는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나며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내 태도도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태도가 어떤 방식으로 변할지 모르는 상대를 대할 때는 나 또한 여러 가지 태도를 준비해야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고 제대로 그 상대와 대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태도가 계속 바뀌는 (교수님의 말씀을 빌리면) 분산이 매우 큰 상대가 가장 어려운 대상이라는 말은 매우 정확한 예이자 논리였다. 그리고 우리가 연구를 하며 다루는 데이터 또한 현상의 상호작용을 다룬다고 볼 때, 유사한 논리를 따르게 된다.

다시 통화할 때 내가 말하는 방식을 결정한 일로 돌아오면, 상냥한 직원과의 통화로 통화의 방식을 바꾸려 했다가 오히려 더 차분하게 통화하기로 한 것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상대에 의해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상냥하고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도 유쾌한 감정을 갖게 된다. 하지만 상냥하고 밝은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늘 좋은 감정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정에 따라 상냥하거나 그렇지 않은 목소리가 될텐데 그러면 일관성이 없는 다시 말해,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나는 상냥한 그 직원처럼 늘 밝은 목소리로 통화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감정노동이 추가되지 않는 일관성 있는 목소리로 통화하기로 한 것이다. 적어도 일관성 있는 편이(좋은 방식이든 나쁜 방식이든) 분산이 커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전화할 때마다 대처방안을 생각하게 하는 것보다는 나을테니까 말이다.

 

목록으로
메일로 보내기



(27872)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정통로 18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화안내 043)531-4114

copyright © Korea Information Society Development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

KISDI QR코드 : 모바일 웹사이트 바로가기

<p><a href="http://www.kisdi.re.kr/kisdi/err/error.jsp" >프린트 프레임이 없습니다.</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