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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꽃보다 중년
제목 미디어, 꽃보다 중년
등록일 2013.07.09 조회 7198
최다형 이미지
최다형방송미디어연구실
위촉연구원

2013년 7월 1일 월요일, 광화문 교보문고 앞. 새벽부터 모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책을 사기 위해서였다. 이날 정각 12시부터 교보문고가 시작한 신작 판매 이벤트에서 이 책은 10분당 100부씩 팔려나갔고, 하루 만에 5,700부가 팔려나갔다. 방송사 및 각종 언론사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다시 한 번 하루키 신드롬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날 하루키의 책을 구매한 사람들이 대부분 20, 30대 젊은이들이었다는 것. 인터넷 사전예약 구매자들도 20, 30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1949년 태어나 현재까지 40년 이상 문인생활을 한 하루키 ‘할아버지’는 여전히 젊음의 아이콘이다. 전세계 젊은이들은 하루키의 라이프스타일과 세계관에 열광한다. 그의 무엇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그토록 사로잡는 것일까?

갓 대학에 입학할 때만 해도 25살 예비군 선배가 그렇게 아저씨같아 보일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어쩐지 30대 남자도 아직 어린것만 같다. 이는 필자가 나이가 먹으면서 관점이 바뀐 탓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요새 사람들이 어려진 탓도 있다. 최근 모 잡지에 실린 글을 보니 30~50대 층의 신체나이가 과거에 비해 5~10살 정도 어려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째 요새는 사람들 나이가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가 왕왕 있다.

신체나이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점점 젊어지고 있다. 최근에 ‘골드미스’에 이어서 ‘골드파파(gold papa)'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과거에 권위적이고 외모에는 관심이 없던 중년 남성들이 패션이나 미용 등 자신을 가꾸는 분야에 시간과 경제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용어다. 과거에는 자식들에게만 투자하며 욕구에 대한 절제를 미덕으로 삼던 중년층이 최근 들어 남녀 할 것 없이 패션, 미용, 자동차 등 자신의 기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이와 관련된 업계에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경향은 미디어에도 가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다. 작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불혹의 나이 마흔을 넘긴 훈훈한 꽃중년들의 사랑과 우정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들은 마흔을 넘긴 나이에도 탄탄한 몸매와 세련된 패션 센스를 보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은 20대 못지않게 방황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갈등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러한 중년의 모습에 지지를 보냈다.

MBC의 <나는 가수다> 역시 중년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준 프로그램이다. 아이돌 일색이던 국내 가요계에 이소라, 임재범, 김연우, 장혜진 등 걸출한 ‘진짜’ 가수들의 파워풀한 무대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인기비결은 예전 명곡들을 리메이크 했다는 것. 젊은이들은 옛 명곡의 깊은 울림에 감동했고, 나가수 곡들은 나오는 족족 늘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중년들은 이제 아줌마, 아저씨의 굴레를 벗고 이 시대 젊은이들이 닮고 싶은 멘토로 거듭나고 있다.

흔히 뉴미디어가 도입될 때 발생하는 우려는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사이에 발생하는 ‘정보격차’(media divide)이다. 특히 이러한 정보격차는 세대 간 갈등으로 비화되곤 한다. 그러나 우리의 꽃다운 중년들은 미디어 사용에 있어서도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다. 이미 40대의 스마트폰 보급 비율은 60%를 훨씬 웃돌고 있다. 한동안 국내를 휩쓸었던 국민게임 ‘애니팡’의 인기행진에 40~50대들도 기꺼이 동참했다. 당시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중년 아저씨가 ‘라스트 팡!’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이제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가 카톡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일도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필자의 어머니는 스마트폰으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기며 등산을 다니신다. 아버지께서는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주식동향을 확인하신다. 이제는 갤럭시 S3 이상의 최신 모델은 아니면 못쓰시겠단다. 헐퀴.

이런 현상은 중년들의 ‘신세대 따라잡기’식의 억지 노력이 아니라,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찾는 것처럼 자발적이고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다시 하루키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전세계 젊은이들이 하루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애써 젊은이들처럼 되기 위해 톡톡 튀려고 하기보다, 삶에 대해 한결같이 진지하게 고민하기 때문이다. <신사의 품격>의 불혹들이 멋져 보이는 까닭은 능력있는 ‘어른’의 여유로움 때문이다. <나가수>의 가수들이 주는 감동은 알록달록 아이돌 세상에서 듣기 힘든 깊은 울림이 있기 때문이다. 중년들은 그 모습 그대로 자신들의 자리에서 ‘나잇값’을 하며 중심을 잡을 때 멋지고 또 젊다.

미디어에도 세대가 있다. 한때 뭇 청춘들의 잠못 이루던 밤을 달래주던 파릇파릇했던 라디오방송은 어느덧 중년미디어가 되어 스마트미디어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 그러나 최근 라디오방송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라디오는 그 자체로 좋다’이다. 이토록 다매체화 된 지금에도, 라디오는 대체 불가능한 그만의 매력이 있다. 어느 센치한 날, <별이 빛나는 밤에>가 문득 듣고 싶어질 때 사람들은 여전히 별밤지기가 거기 있어주길 바란다. 존속과 지체의 고민을 안고 있는 중년의 미디어들이 고민해 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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