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과 무선, 방송과 통신 등 이종분야간의 융합화가 진전되면서 전통적인 전파관리정책에도 큰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통신부문의 경우 수평적 규제체제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며 방송부문의 경우에도 미디어법의 도입 이후 소유겸영규제의 완화로 경쟁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 전파관리정책의 변화를 불가피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본 보고서는 융합시대 전파관리정책의 변화 및 이에 따르는 정책과제를 크게 7가지 측면에서 분석.제시하고 있다.

첫째, 주파수 할당정책이 시장진입정책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기존의 전파관리 정책, 특히 할당제도는 사업진입허가정책의 부수적·종속적인 성격이 강하였으나, 네트워크와 서비스 진화를 촉진하도록 진입규제가 완화될 경우에도 희소자원인 주파수의 할당은 진입의 규제가 불가피하다. 전파자원에 대한 경합이 있을 경우 최적의 용도/이용자에의 주파수 할당이 필요하다는 대전제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0년 상반기에 예정된 800/900MHz 및 2.1GHz 할당을 시작으로, 주파수 할당심사가 무선분야 시장진입규제의 성격을 띄게 된다. 이에 대한 정책 과제로는 할당심사 세부 심사기준의 개선이나 경매규칙의 마련을 들 수 있다. 세부 심사항목은 기존 사업허가 심사기준에 기초를 두되, 진입장벽의 완화라는 취지에 맞추어 불필요한 기준은 삭제·간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무엇보다도 변화하는 시장/기술 변화의 반영 및 선정과정에서의 변별력 확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심사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경매규칙으로는 ⅰ) 최소경쟁가격 설정, ⅱ)동일인 규정, ⅲ) 담합 금지 및 벌칙, ⅳ) 봉인입찰, 오름입찰 등 경매설계, ⅴ) 납부방식 등에 관한 세부 설계안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둘째, 시장진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인 정책영역으로써의 주파수 할당정책은 불가피하게 시장의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장경쟁구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전파관리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향후의 전파정책은 FMC 등 유무선 통합, 방송을 포함한 다양한 결합상품의 대두 등을 고려하여 특정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는 개별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유선 등 타부문에서의 경쟁력 등 동태적으로 시장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주파수 이용자에 대한 재산권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융합시대의 전파정책은 기술 및 시장의 예측 가능성 감소를 감안하여야 하는 바,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시장/기술의 진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이용자의 권리 및 의무를 명확히 함으로써 주파수 이용자가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통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명확히 규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산업정책적 측면에서의 전파관리정책은 주파수 이용 재산권의 확립과 산업정책의 추구간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내어 개별 대역별로 탄력적인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주파수 이용권과 산업정책은 서로간에 부(－)의 관계가 갖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자간의 적절한 균형을 위해서는 주파수 이용 권리의 확대와 산업정책 추진간의 비용/편익 비교분석이 보다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비용/편익 분석의 주요 고려요소는 다음과 같다.
① 특정 기술방식의 세계시장 확대 가능성
② 국내 제조업계의 경쟁력 수준
③ 해당 장비분야 발전의 파급효과
④ 소비자 편익의 증가 수준
⑤ 해당 서비스의 시장수요 규모 및 확산 속도 예측
⑥ 유사 서비스 및 장비분야에 미치는 영향

다섯째, 트래픽의 증대, 이종분야간 경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 주파수 수급계획이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미할당 주파수 여유분이 감소함에 따라, 신규 주파수 확보 못지않게 재할당 주파수의 효율적 이용에 대한 정책의 중요성이 증대함을 감안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1.8GHz의 (재)할당 및 회수 여부, 4G용 2.5GHz 추가 할당 여부 등 이동통신 핵심 주파수의 중장기 이용방안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 2G의 3G전환이나 3G의 4G전환을 촉진하여 기존에 할당한 주파수를 차세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재할당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송 및 통신 주파수 수급전망, 사회·경제적 활용도를 점검하여 디지털 전환에 따르는 700MHz 대역 활용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여섯째, 융합이 일어나는 부문간 규제 형평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융합시대의 도래에 따라 이종부문간 경쟁이 발생할 경우 경쟁당사자들은 동일한 규제수준에서 경쟁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의 전파정책은 시장/기술의 진화에 따르는 서비스간 융합의 정도, 이에 기초한 시장획정 등을 고려하여 할당대가, 전파사용료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규제의 형평성이 확보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CR 등 공유기술의 발전에 대비하여 배타적이용권 등 관련 법제도의 보완사항을 중장기적으로 연구, 개선할 필요가 있다. CR/SDR 등 공유/보완 기술의 발전은 물리적인 주파수 대역폭의 확장이 없이도 주파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상, 7가지 융합시대 전파관리정책방향은 궁극적으로 전파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복리의 증진이라는 전파법의 기본취지를 만족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 서 론

2. 독립적인 정책영역으로써의 할당정책

3. 시장경쟁구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전파관리정책

4. 주파수 이용에 따르는 권리 및 의무의 명확화

5. 산업정책으로서의 전파정책

6. 중장기 주파수 수급관리

7. 규제형평성

8 공유/보완기술의 등장에 대비한 전파관리제도의 개선

9. 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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