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로 바로가기 서브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통합검색

추천검색어
SNS, ott, 5G,

home > 지식네트워크 > 전문가 칼럼
확대 축소 프린트

전문가 칼럼

  • 트위터 보내기
  • 페이스북 보내기
  • 미투데이 보내기
  • 네이버 보내기
  • 구글 보내기
  • 메일 보내기
아날로그 케이블TV와 셀로판 오류
제목 아날로그 케이블TV와 셀로판 오류
등록일 2016.10.10 조회 6611
곽동균 이미지
곽동균방송미디어연구실
연구위원

지난 7월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해당 거래로 인한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경쟁제한 가능성이 중요한 불허사유 중 하나였다. 이 과정에서 지리적 시장을 SO 방송구역별로 획정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친 점 때문에 해당 사안은 역설적으로 그간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하던 시장획정에 대한 업계와 학계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해낸 것 같다.

시장획정(market definition)이란 쉽게 말해서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이나 지역의 최소범위를 찾아내는 작업을 일컫는다. 지배적 사업자에 의한 지위 남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나, 인수합병의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들의 시장 지배력 보유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 필수인데, 이것은 시장획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코카콜라사의 시장지배력은 시장획정을 ‘콜라시장’으로 할 때와, ‘탄산음료시장’으로 할 때, 그리고 더 넓게 ‘음료시장’으로 할 때 서로 다르게 평가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적절한 범위’를 정하는 것이 실질적인 지배력 평가를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시장획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요소는 대부분의 경우 수요대체성이다. 만약 B라는 상품(혹은 지역)이 A라는 상품(혹은 지역)과 대체관계가 있다면, A의 가격만 오를 때 소비자들은 B로 구매를 전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수요대체성의 의미이며, 수요대체성이 높다면, A와 B는 서로 경쟁하고 있으므로 한 시장으로 묶이는 것이 옳다. 유료방송을 예로 들면, IPTV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이 비슷한 효용을 제공하는 디지털케이블TV나 위성방송으로 이동해 버리는 현상이 뚜렷하다면, 서로 수요대체성이 있다고 보아 같은 상품시장으로 획정되는 셈이다.

시장획정에서는 ‘과연 어느 정도로 이동해야’ 수요대체성이 있다고 인정되어, 동일시장으로 획정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학립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이른바 ‘임계매출손실분석(Critical Loss Analysis)’이라고 불리는 방법이다. 이는 해당 시장의 ‘가상적 독점 사업자’가 ‘작지만 유의미하고, 일시적이지 않은 가격 인상(이를 SSNIP이라고 한다)’으로 이윤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를 검증해 보는 것이다. 만약 가격 인상이 이윤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 이는 잠재적 경쟁상품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조사대상 상품까지만 시장으로 획정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방법은 1989년 Harris와 Simons에 의해 처음 소개된 이후 각국 경쟁당국이나 학자들이 가장 널리 이용하는 시장획정을 위한 양적 방법론이 되었다. 국내에서도 2004년 소주회사들간의 결합 심사 과정에서 법원에 의해 이용된 이래 지금껏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KISDI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뢰로 실무작업을 수행 중인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서도 유료방송시장 획정을 위해서 그간 이 방법이 직/간접적으로 활용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국내 유료방송시장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 필자는 늘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미디어는 특수상품이어서 제조업처럼 가변비용을 정확하게 산출하기 쉽지 않은데다, 국내 아날로그 케이블TV와 같이 공급자가 사실상 독점되어 있는 상품을 대상으로 적용하면 이른바 ‘셀로판의 오류(the Fallacy of Cellophane)’를 범할 위험성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셀로판의 오류란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3M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던 셀로판지의 시장획정 과정에서 임계매출손실분석을 적용하는 바람에, 시장획정 범위가 과도해진 오류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미 시장이 독점되어 사업자에 의해 이윤극대화 독점가격이 설정된 경우, 당연히 SSNIP시에 이윤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도 임계매출손실분석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단독시장이 획정되지 못해 독점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 모순을 일컫는다.

물론 국내 아날로그 케이블TV가 독점시장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존재한다. 디지털 상품의 경쟁 압력 제공 가능성, 워낙 낮은 가격 수준 등이 현재 아날로그 케이블TV 가격을 독점가격으로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1)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양면시장인 미디어 상품임을 감안할 때, 아날로그TV가 독점시장이라고 판단할 여지도 분명 있다. 최근 몇 년간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아날로그 케이블TV 이용자 중 디지털 상품으로 옮겨갈 수 있는 이용자는 얼추 옮겨갔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아날로그 케이블TV의 단독 시장획정 여부 결정 시에 임계매출손실분석 결과에 의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1) 많은 국내 일간지가 인쇄비와 배송료를 감안할 때 납득하기 어려운 낮은 구독료에도 운영되는 것은 광고수익 때문임은 잘 알려져 있다. 양면시장의 특성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아날로그 케이블TV의 경우 광고비 수익은 크지 않지만, 홈쇼핑송출수수료 수익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동일한 속성을 갖는다.

목록으로
메일로 보내기




(27872)충청북도 진천군 덕산읍 정통로 18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화안내 043)531-4114

copyright © Korea Information Society Development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

KISDI QR코드 : 모바일 웹사이트 바로가기

<p><a href="http://www.kisdi.re.kr/kisdi/err/error.jsp" >프린트 프레임이 없습니다.</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