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인공지능을 비롯한 분석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중요한 가치 창출 매커니즘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기존 이용자 베이스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축적한 글로벌 기업들(FAMGA: Facebook, Amazon, Microsoft, Google, Apple)이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과 적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됨에 따라,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데이터의 공공재적인 성격을 강화하기 위한 오픈 데이터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 노력이 활발한 가운데, 과도한 데이터 사유화와 소수 기업의 데이터 집중이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질서를 확립할 것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데이터의 공개와 개방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경제 신질서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내외 문헌연구와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 우선순위를 도출하였다. 우선 문헌연구를 통해서는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개방(오픈 데이터)하기 위한 동기 유인을 분석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관점에서 개방 동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이론적인 근거를 도출하였다. 또한 데이터의 가치평가에 관한 문헌연구를 통해 데이터 활용의 편익을 정량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 이를 데이터 개방의 편익 분석으로 확장하고자 하였다. 전문가 설문을 통해서는 데이터 개방과 공개의 장애요인과 정책적 개입 필요 영역을 도출하였는데, 데이터 개방과 공개의 장애요인으로 법제적 불확실성과 인식 부족을 식별하였고, 정책적으로는 데이터3법을 비롯한 법제의 정비, 데이터 공개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함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을 가진다. (1) 건전한 인공지능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 데이터의 소유권/접근권과 정보주체의 권리를 조화하는 원칙이 필요하며, 특히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는 자발성에 기초한 개방과 공유를 활성화해야 한다. (2) 기업 기밀의 유출이나 정보 우위의 상실을 우려한 과도한 데이터 사유화(데이터 사일로)는 데이터 생태계 전체의 발전은 물론 기업의 혁신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 (3) 정보로서의 데이터는 시장에서 적절한 수준까지 공급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시사점이 데이터 법제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로 이어지고, 오픈 데이터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자발적인 데이터 공유 활성화로 연결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