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우리 정부는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3대 산업을 ‘중점육성산업’으로 선정하고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을 표명했다. 이들 3대 산업은 중소기업 연계 및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업종으로, 한국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었으며, 기술혁신을 통한 새로운 시장 창출과 고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는 판단이다.

또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3대 분야는 인공지능과 5G 네트워크 등 신기술의 유입을 통해 패러다임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 분야이다. 특히 기존 생태계와 작고 빠른 혁신을 실현하는 중소·창업기업의 협업을 통한 혁신적 성장이 창출될 수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5G, 데이터센터,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새로운 수요에 따라 시장의 규모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용 반도체 매출이 올해 80억 달러에 이르고 2023년까지 34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Gatner, 2018).

바이오헬스는 AI 기술 기반 신약물질개발, 디지털헬스케어 등 ICT와의 접목, 생체소재, 유전자지도 등의 비약적 발전을 진행 중이다. 이에, 제약시장은 미래차에 해당하는 수소·전기차, 자율차 시장은 부품·소재, 모빌리티 서비스 등 전후방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며 플랫폼과 SW 기술우위 기반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

위와 같은 기술도입과 융합추세에 따라 3대 신산업 생태계 구조는 개방형, 수평형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중소·창업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기반한 제작자의 다원화, 플랫폼형 제조 등 생산구조 변화 등으로 기술우위를 가진 다수 기업의 참여가능성이 커지고, 신규 기술 분야 벤처스타트업의 시장진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경우 차량 플랫폼 기반 모듈형 제작이 일반화되면서 차량 플랫폼을 기존차 업체들이 제공하고, 이에 다양한 제작업체들이 협업하여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차량을 제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센서와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인공지능 등 SW 부품단의 경쟁력을 갖춘 중소·창업기업 및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의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바이오헬스 역시 약물 후보물질 발굴과 신약개발에 AI가 접목되고 디지털헬스케어 등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련 분야의 벤처·스타트업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이들 3대 신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발표, 생태계 활성화와 전후방 산업 견인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19. 5), 바이오헬스 혁신전략(’19. 5), 혁신성장 확산·가속화 전략(‘19. 8),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19. 10) 등이 대표적인 전략으로 3대 신산업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와 인프라 구축, 생태계 조성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핵심으로 전략적 지원을 통해 기존 반도체, 바이오헬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 역량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3대 중점육성분야 산업은 기존 생태계와 신기술 기반 중소·창업기업의 협업 미비, 기존 기업의 혁신 저조로 생태계 활성화가 다소 정체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3대 신산업 분야 기업이 빠르게 탄생하고 성장하는 데 비해, 우리 기업들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일례로, 한국의 유니콘기업 수는 2014년 1개에서 2015년 2개, 2019년 8개로 꾸준히 늘었으나, 글로벌 유니콘기업이 가장 많은 헬스케어, 수요산업(승차공유, 음식배달 등), 전기차, 빅데이터 등 분야의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팹리스, 지능형 반도체 등 신기술 분야의 성장이 더디고 중소·창업기업 경쟁력 및 성장기반이 저조하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부문의 한국 기업 점유율은 약 60%에 달하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 등 시스템 부문의 점유율은 3~4% 수준에 그치며, 시스템반도체의 성장을 담당할 주요 기업은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이나, 글로벌 상위 50위 팹리스 중 우리기업은 단 1개에 불과하다. 특히, 투자 대비 매출 확보에 대한 높은 위험부담으로 팹리스 창업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11년 333개사→’17년 214개사).

바이오헬스는 일부 대기업 및 중견기업, 대형병원 중심의 성장구조로 중소·창업기업의 진입 기반이 미흡하고,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의 창업기반 부족하다. 그러나, 바이오벤처의 수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전 세계적으로 2015년 이래로 헬스케어를 위한 인공지능에 대한 VC 투자가 급증하여, 2017년 103건에 대해 10억 3천만 달러의 투자가 감행되었고, 더욱 증가할 전망이므로, (KPMG, 2018) KPMG(2018)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미래차는 기존 완성차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자율주행 등에서 SW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중소·창업기업의 관련 산업 참여로 혁신이 진행되는 중이나, 완성차와 부품기업의 전속성이 강해, 부품기업의 기술혁신 유인 저조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김종기 외(2018)는 국내 9개 신산업의 발전단계를 기술개발, 시제품, 시장진입, 성장초기, 본격성장, 쇠퇴기 6개의 단계로 나누어 분석하였는데, 그 중 3대 신산업 분야인 바이오헬스는 시제품에서 시장진입 단계, 자율주행차는 기술개발에서 시장진입 단계, 지능형 반도체는 기술개발 초기에서 시장진입 단계로 평가되었다. 바이오헬스 산업 중 바이오 기술이 접목된 치료제, 바이오메디컬 시장은 시장이 성장하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성장초기단계로 볼 수 있으나, 여전히 연구개발이 한창인 바이오 신약, 첨단 재생의료, 바이오 의약품 등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시장진입기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능형반도체는 최근 스마트폰 등의 등장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에 실제 적용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현재 자율주행의 초기 단계인 2단계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나, 완전자율주행까지 이르는 5단계를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시제품에서 시장진입 전 단계에 걸쳐 있다고 평가하였다.

3대 신산업 관련 정책 중에서도 중소기업 지원은 조기 성과창출이 가능한 단기 R&D·사업화 중심으로, 생태계 근본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 미비한 편이었다. 특히, 유연하고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신기술분야 중소·창업기업에 대한 지원과, 기존 중소기업들의 신기술 도입을 통한 업종 고도화 지원은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5년간(’14~’18) 3대 신산업 분야에 대한 지원현황을 보면, 창업지원 1.9%, R&D지원은 15.6%에 그치는 것이 그 방증이다.


이에, 3대 신산업 분야 중소·창업기업 체질 개선과 수요견인을 통해 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지원책이 새롭게 설계되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신기술 도입을 통한 기존 중소기업 혁신, 신기술 기반 창업 독려 및 시장수요 견인을 통해 신산업 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수립되어야 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