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2년째 지속 중이다. 그저 중국 어느 지역의 기이한 현상으로 치부하고 먼 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뒤엎었고, 2021년 12월 현재 2.7억명의 누적확진자, 531만 명이 넘는 누적 사망자를 기록하였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황사 및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만 사용하거나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사용하던 마스크가 외출 필수품이 되어버렸고, 실내로 들어오면 자연스레 휴대폰을 꺼내 QR 체크인을 한다.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 자동차 등에서 울리는 재난문자도 그중 하나다.

'재난문자'라는 이름으로 인해 일반적인 휴대폰에서 송/수신 가능한 SMS(short message service)와 비슷하게 운영될 것이라 혼동될 수 있지만, 실제 재난문자는 '문자 메세지'보다는 '재난방송'에 가깝다. CBS(Cell Broadcast Service)라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재난문자는 휴대폰의 기지국을 최소단위로 하여 휴대폰에 방송 형태로 문자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국내 재난문자서비스는 2004년 12월 긴급재난문자방송 송출서비스 도입 이래, 2005년 5월에는 세계 최초로 전국 송출체계를 수립하였다. 2013년에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으로 출시되는 모든 휴대폰에 긴급재난문자 수신 기능이 의무 적용되었다. 

직접 관련 내용을 인터넷 등을 통해 찾아봐야 하는 다른 재난정보 창구와는 달리 재난문자는 휴대폰에 직접 전송되기 때문에 접근성 면에서 월등하다. 실제로 국민들도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재난정보제공 수단으로 재난문자를 뽑았고, 만족도 또한 가장 높았다(이화진 외, 2020). 그러기에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또한 재난문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역의 확진자 발생 현황과 그 밖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난정보를 제공하였다. 실제로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총 13개월 동안 6,915건의 재난문자가 서울특별시에 발송되었다. 단순 계산해보면 하루에 17.6건 정도의 재난문자가 서울특별시로 발송된 셈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21년 정책보고서 "재난상황에서의 공공데이터 활용에 관한 실증분석"에서는 서울특별시에 발송된 재난문자를 활용하여 재난문자에 포함된 재난정보를 '장소', '날짜', '순번', '온라인 정보', '증상'의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해당 정보가 서울특별시 25개 지역의 연령별(20대~70대) 인구이동성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재난문자에 포함된 재난정보는 인구이동성에 유의한 변화를 불러일으켰으며 이동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재난정보는 연령별로 상이하였다. 분석 대상 중 가장 저연령인 20대의 경우 재난문자에 포함된 '온라인정보'에 인구이동성이 반응하였다. '장소' 및 '증상'과 관련된 정보는 20, 30대의 인구 이동성을 변화시켰으며, 고연령층인 60-70대의 경우 지역구의 확진자 공지 시에 등장하는 '날짜', '순번' 정보에 인구이동성이 변화하였다. 
 기후 변화는 자연재난의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를 증폭시키고 있으며, 사회구조의 변화는 사회재난의 유형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위드코로나 국면으로 코로나-19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전혀 다른 유형의, 더 강력한 감염병이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수 있다. 앞서 재난문자에 포함된 다양한 유형의 재난정보가 실제 국민들의 이동 행태를 변화시켰고, 변화양상은 연령별로 다름을 확인하였다. 다가올 재난 상황에서 보다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대상 지역의 인구구성 및 특성을 확인하고 이에 맞춰 최적의 재난정보를 조합하여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