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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신드롬의 힘, 소셜 네트워킹

  • 작성자이원태  책임연구원
  • 소속미래전략연구실
  • 등록일 2008.03.05

최근 미국 예비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대세론'을 잠재우며 50% 이상의 지지율 속에서 연승행진을 달리고 있는 민주당 오바마 후보의 인터넷 선거전략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자금력, 지명도, 조직기반 등 모든 면에서 열세였던 그가 유권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는 데에는 인터넷, 특히 웹2.0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가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이래 오랫동안 클린턴이 오바마를 압도하지 못한 유일한 인터넷 공간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링크트인 등과 같은 신생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들이었다. 오바마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의 위력은 처음엔 느렸지만 폭발적인 파괴력으로 나타났다. 이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서는 `오바마 패밀리'라고 불리는 오바마를 지지하는 크고 작은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만들어졌고 또 이들이 서로 연계되면서 거대한 눈덩이 같은 `오바마 네트워크'를 형성했던 것이다.

오바마 소셜 네트워크의 위력은 경선과정에서 수많은 지지자들이 이룩한 역사적인 모금기록에서도 확인되었다. 지난 1월 약 2백70만 명의 지지자들로부터 약 3200만 달러를 모금했고 그 중 2600만 달러는 순전히 온라인을 통한 기부였는데 이는 미국 선거사상 최대 규모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소액기부자들의 자발적 참여였다. 온라인 기부의 90%가 100달러 미만이었고 그중 40%가 25달러 미만의 소액 기부자들이었으며, 약 1만여 명 이상은 인터넷을 통해 단지 5~10달러를 기부했던 것이다.

반면에 같은 기간 클린턴의 전체 모금액(1천3백50만 달러) 중 200달러 미만의 기부자는 12%에 불과했고 50% 가까이가 1인당 기부한도액인 2300 달러의 거액 기부자들이었다. 클린턴이 워싱턴의 로비스트 등 극소수의 거대기부자들(즉 머리)로부터 큰 자금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한 것과는 달리, 비록 개개인의 힘의 크기(size)는 작지만 사람들의 수(scale)에서는 다수를 점하는 자발적 지지자들을 조직화하는 오바마의 캠페인 전략을 두고 `롱테일 정치'(long-tail politics) 또는 `위키정치'(wiki-politics)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바마 캠페인의 저력은 바로 사람들을 움직이게끔 만든다는 것에 있다. 온라인 지지자들을 오프라인 상의 자원봉사자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단순한 정치광고의 물량공세에 의존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소셜 네트워크 공간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확산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킹과 롱테일의 정치적 잠재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후보자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이슈를 만들어내는 매개자들이 있어야 한다. 그들이 바로 블로거들이다. 인터넷 정치공간에서 `블로거'는 스토리와 화제를 형성하고 이를 수많은 사람들에게 확산시키는 강력한 정치담론 생산자이자 매개자들이다.

실제로 마이스페이스의 수많은 `친구'들은 오바마의 사진과 동영상을 퍼나르고 이라크정책, 지구온난화 등 사회정치적 이슈에 관한 토론에도 참여하는 등 마치 `정치블로거'의 기능을 적극 수행했다. 심지어 오바마의 일부 블로거들은 사실상 `선거전문가'(pundit)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정도였다.


`오바마 신드롬'은 우리에게 거대자본(big money)과 거대매체(big media)에만 의존할 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정책과 정치행위는 더 이상 지지받기 어렵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얼마전 주류 미디어의 의제영향력을 의식해서 선거전문가들이 고안한 힐러리의 `눈물' 동영상의 효과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 것도 바로 그런 연유라 하겠다. 정치지도자와 지지자 간의 신뢰에 기반한 올바른 정책이 단순히 `전략적 고려'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authenticity)'에 의해 형성된다고 할 때,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과 `롱테일'이라는 웹2.0의 원리들이 정치와 정책의 영역에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오늘날 웹2.0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주는 정치적 교훈이 아닌가 싶다.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3월 5일(수) 오피니언(30면)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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