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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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통합지휘무선통신망 논란의 종식을 기대하며

  • 작성자김사혁  책임연구원
  • 소속미래전략연구실
  • 등록일 2008.08.18

2008년 8월 15일, 서울 종로구 D백화점에서 가스폭발이 원인으로 보이는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광복절 휴일이어서 많은 시민들이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었고, 가스폭발의 위력으로 인해 건물이 여러 부분이 파손되고 검붉은 연기가 사방으로 피어올랐다.

119상황실로 신고가 접수되어 출동대가 편성되었고, 타 기관인 경찰, 의료기관, 가스공사, 한국전력, 종로구청에 상황전파 및 협조요청 지령이 전달되었다. 경찰에는 교통 및 현장통제, 의료기관에는 인력파견 및 현장응급의료소 설치, 가스 및 전력에는 가스차단 및 단전조치 협조, 종로구청에는 시설관리 협조가 요청되었으며, 원활한 업무협조를 통해 현장도착시간이 단축되고 빠른 현장활동이 전개되었다.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무전기는 ‘서울종로-비상’ 통화그룹과 현장통제관이 구분한 비상그룹들로 구분되어 각 기관간 긴밀한 연락체계를 통해 일원화된 지휘체계를 유지하였다.

소방관들은 경찰의 현장통제와 한국전력의 인입되는 주전원 차단, 가스공사의 가스 차단 등의 협조를 받아 원활하게 화재를 진압하였으며, 구급대는 인명을 구조함과 동시에 응급정보센터와의 무전 통화를 통해 B병원과 화상환자의 상태 및 응급조치 등 이송환자 전반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신속한 조치를 취하였다. 과거에 비해 화재진압시간은 약 3시간 이상 단축되었으며, 신속한 이송 및 응급조치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였다.

위의 모의 사례는 현재 서울, 경기 지역에 구축된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을 활용하여 재난 피해를 최소화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은 재난발생시 일사불란한 현장지휘체계를 확립하고자 디지털 TRS(Trunk Radio System; 주파수공용통신)를 사용하여 구축하는 전국 무선통신망으로 각 기관이 운영 중인 VHF, UHF, 아날로그 TRS 등 기존 무선통신망을 대체하여 모든 기관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첨단 재난통신망을 의미한다.

국내의 경우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본격 추진되었으며, 당초 계획에 따르면 2006년까지 유럽 방식인 개방형 TETRA(TErrestrial Trunked RAdio) 기술을 활용하여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기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TETRA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독과점 성격이 강한 기술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이로 인해 독점의 폐해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시되었으며, 사업의 경제성, 추진방식의 적절성, 사업목적 달성 가능성 등에서 논란이 제시되어 현재는 서울·경기 지역과 5대 광역시에만 설치되고, 사업 전면 재검토 과정에 들어간 것이 현실이다. 심하게는 의혹투성이 사업, 참여정부 최대의 비리사업, 혈세낭비 사업 등의 신문기사도 등장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타당성 검증이 다시 이루어지고, 만약 사업이 재추진되더라도 전국망 구축 완료는 2011년 이후로 연기되어 원래의 계획보다 5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은 95% 이상의 트래픽이 경찰에서 발생하는 사실상의 경찰망으로 소방 및 타 기관들이 사용한지는 몇 개월에 지나지 않는 걸음마 단계이다. 지적된 바와 같이 개방형 기술이라는 말과는 달리 모토로라 독점과 기술종속이 문제가 되는 사업이며, 지하구간에서는 기존 무선통신망보다 못한 불통망이며, 연계망 구축비용과 연계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안된 상태이며, BPR과 SOP(재난대응절차)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문제투성이다. 이 상태에서 고려치 못한 여러 요인들이 추가로 발견되어 재난 효익 대비 경제성, 정책성 등에서 지속적인 논란이 발생하는 어려운 사업이다.

우리 연구원은 작년 12월 소방방재청으로부터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사업효과 분석 등을 위한 연구’라는 과제를 수탁하여 8월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제 속에 포함되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연구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고, 여러 가지 논란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한 보고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해결책이 제시되지는 못하겠지만 사업의 타당성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는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면상 주요 연구결과는 밝히기 어려운 점이 아쉽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사업은 일원화된 재난대응체계 확보를 통해 재난발생 시 현장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고, 신속·정확한 의사결정과 체계적인 재난관리를 모색하는 사업이며, 주파수 활용도를 대폭 개선하고 각 기관별로 운영되던 무선망을 통합하여 중복투자를 방지함으로써 중장기적인 경제성도 모색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이제는 결론을 내릴 시점이다. 수년째 제자리 걸음으로 인한 피해의 몫은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하게 될 것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형재난으로부터의 재산과 인명 피해를 감수하고, 진행될지 멈출지 모르는 대형 국책사업에 세금을 쏟아 붓고 있는 국민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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