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우리 방송법에서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사업자들로 하여금 방송의 공익성 및 사회적 필요에 부응하기 위하여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하는 방송분야에 속하는 채널(공익채널)을 1개 이상 운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방송법 제70조제8항, 시행령 제56조의2제1항).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청자참여ㆍ사회적 소수이익 대변, 저출산ㆍ고령화 사회대응, 문화ㆍ예술ㆍ진흥, 과학ㆍ기술 진흥, 공교육 보완, 사회교육 지원 등 6개 방송분야를 지정하고, 각각의 분야에 따른 편성의 기본내용을 다음과 같이 고시하고 있다.
공익채널 의무전송 제도의 도입은 2002년 12월 방송위원회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채널구성이 오락적 성격이 높은 인기 채널과 홈쇼핑 채널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익성 채널 의무전송” 방안을 내놓으면서 그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후 3년에 걸친 찬반논의 및 제도마련을 위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에, 2005년 7월 8개 분야 14개 채널을 공익성 방송분야 해당 채널로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 제도는 상대적으로 상업성이 떨어지는 공익성 분야 채널을 케이블TV와 위성방송으로 하여금 의무전송하게 함으로써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수준 높은 방송문화를 만들기 위한 최소장치를 마련하려는 취지에서였다.
< 공익채널 6개 분야 편성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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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성 방송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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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편성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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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참여·사회적 소수이익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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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국민의 기본권과 사회적 이익실현에 불리한 사회적 소수를 대변하고 관련 정보 제공 목적의 방송프로그램을 주되게 편성하는 방송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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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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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육아·어린이 관련 정보, 노인복지 정보 등을 제공하여 복지사회 구현을 도모할 수 있는 방송프로그램을 주되게 편성하는 방송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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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진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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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순수예술, 공연예술, 예술교육 등 예술에 대한 이해와 진흥을 도모하고 한국문화에 대한 홍보와 이해를 제고할 수 있는 방송프로그램을 주되게 편성하는 방송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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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진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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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이공계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증진하고 기초과학, 기계전자, 생명과학, 정보통신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이해 및 발전을 증진하기 위한 방송프로그램을 주되게 편성하는 방송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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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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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어린이·청소년의 공교육 보완을 통해 과외대체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 지역·계층간 교육기회 격차해소 등을 목적으로 하는 방송프로그램을 주되게 편성하는 방송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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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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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외국어교육, 직업교육 등 방송의 사회교육 기능을 신장하는 방송프로그램을 주되게 편성하는 방송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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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2009년도 공익채널 선정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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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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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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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참여·사회적 소수이익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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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V, 복지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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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TV, 법률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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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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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방송, 실버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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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방송, 실버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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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진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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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TV ARTE, 예당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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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아트, 아리랑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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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진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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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TV, 사이언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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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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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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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플러스1, EBS플러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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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플러스1, EBS플러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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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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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방송, EBS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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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I English, 일자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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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송의 공익성 증진이라는 건전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공익채널의 운용은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못한 듯 하다. 먼저, 케이블TV의 낮은 가격대 패키지라고 할 수 있는 티어1과 티어2의 채널구성을 분석한 연구보고서(황준호 외, 2008)에 따르면, 분석대상이 된 총 100개의 SO중 30개의 SO는 티어1에서 단 하나의 채널도 전송하고 있지 않았으며, 티어2에서 공익채널 제공에 관한 방송법상 규정을 준수(최소 6개 채널 이상)하고 있는 SO의 수는 겨우 20개에 지나지 않았다.
< 케이블 SO의 공익채널의 티어별 제공 수에 따른 SO의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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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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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채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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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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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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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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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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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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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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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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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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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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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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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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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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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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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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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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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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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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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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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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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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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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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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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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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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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공익채널의 매우 낮은 시청률이다. 가령, 2008년도에 공익채널로 선정된 채널들의 시청률을 살펴보면, 최저 0.005%에서 최고 0.038로 나타나 거의 시청하지 않는 채널들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이러한 공익채널 제도의 비효율성은 매년 공익채널의 선정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객관적 기준의 부재에 대한 논란을 굳이 지적하지 않더라도 어떠한 방향에서이든 제도개선을 통한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그 첫 번째 단계는 현재 6개 분야로 지정된 공익채널의 장르를 기존의 다른 의무전송 채널의 장르와 중복되지 않도록 면밀히 검토한 후, 변화하는 방송환경의 추세에 맞도록 개편하여야 할 것이다. 현행 공익채널들은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영방송채널, 보도채널, 지역채널, 교육방송 채널들과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국내 지상파방송 및 유료방송의 채널 및 프로그램 편성에 대한 최근 몇 년간의 추이를 양적, 질적으로 검토하여 중복되는 채널들이 양산되는 사회적 비효율성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설령 공익채널로 선정이 되어도 티어1, 티어2와 같은 저가형 패키지에는 편성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여, 공익채널의 저가형 패키지 의무전송을 위한 제도적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가령, 현재, 지상파재전송채널, 공공채널, 지역채널의 경우와 같이 종합유선방송 이용약관을 통해서 티어1에서의 공익채널 의무전송을 규정하는 것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록 장기적인 측면이긴 하지만, 현행 공익채널의 의무전송 규정의 점진적인 축소 내지는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유료방송의 채널 서비스를 통한 공익성의 확보가 정부의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서 선정된 공익채널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공익채널 의무전송 규정은 다른 일반PP 채널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일단 의무제공 채널 대상에 포함되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업자간에 비형평성은 물론, 다른 채널들이 공익채널보다 덜 공익적이라고 판단할 근거도 없다. 유료방송에서의 공익성 확보는 모든 채널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사항이지, 사업성을 보장받은 몇몇 소수 채널의 의무사항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