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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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기업의 위기와 뉴스콘텐츠생산조직의 미래

  • 작성자강준석  책임연구원
  • 소속방송·전파정책연구실
  • 등록일 2009.10.26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얼마 전 필자가 참석했던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한 신문산업 종사자의 종이신문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예측이다. 이런 예측은 다소 극단적으로 들리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종이신문기업이 계속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미 신호는 감지되기 시작했다. 2008년 전체 11개의 전국종합신문 중에서 6개사가 적자를 냈고, 5개사만이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가 흔히 메이저 3사라고 부르는 조선일보사, 중앙일보사, 동아일보사 중 흑자를 낸 신문사는 조선일보사가 유일하다. 미국의 경우도 LA 타임즈와 시카고 트리뷴 등 많은 유수 신문들이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이미 파산했거나 파산에 임박해 있다.

종이신문기업의 경영악화는 경기침체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으로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상당한 구조적인 문제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새로운 매체환경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종이신문형태의 뉴스콘텐츠상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현재 종이신문의 가구당 구독률은 31.5퍼센트로  2001년의 51.3퍼센트, 1996년도의 69.3퍼센트와 비교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수년 내에 신문 구독률이 20퍼센트대로 하락하고 10여년 이후에는 10퍼센트대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정비용의 비율이 한계비용에 비해 극도로 높은 종이신문산업의 특성상, 일반적인 종이신문의 최소효율규모(minimum efficient scale)는 일반적인 상품보다 아주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독자시장의 계속적인 축소는 종이신문기업의 운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아무리 종이신문기업이 일반 기업과는 다른 공익적 성격의 상품을 생산한다고 할지라도 적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효율적인 재생산구조를 갖추지 못하게 된다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종이신문기업의 몰락이 전체 저널리즘의 질적 하락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인터넷매체나 방송매체가 종이신문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기 때문에 종이신문기업의 몰락은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간의 대체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한 현상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포털 등의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고급뉴스콘텐츠는 이미 종이신문기업에서 1차적으로 생산된 상품이다. 인터넷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수  백개의 독립형 인터넷신문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지극히 영세한 업체들이다. 예를 들어, 한국언론재단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독립형 인터넷신문의 각사 평균 취재기자의 숫자는 5.7명이었고, 이들 중에서 5퍼센트만이 1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올렸을 뿐이다. 이렇듯 영세한 대부분의 독립형 인터넷신문들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는 저품질의 뉴스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러한 뉴스콘텐츠는 종이신문에서 생산된 뉴스콘텐츠와 질적으로 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만약 종이신문기업의 운영이 중단되고 이들로부터의 뉴스콘텐츠공급이 중단된다면, 저품질의 뉴스콘텐츠만으로 인터넷이 채워질 수도 있는 것이다. 

기존의 지상파 방송 또는 전문보도채널 등을 통해 제공되는 방송형 뉴스콘텐츠 역시 종이신문기업에서 생산하는 뉴스콘텐츠를 완전하게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종이신문사들은 방송시간의 제약이 있는 방송형 뉴스콘텐츠생산조직과는 달리 인쇄매체의 특성을 살려 심층적인 분석기사와 다양한 내용의 뉴스를 전달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메이저 3사는 각사가 하루 평균 47면의 지면을 내보내고 있다. 방송시간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방송형 뉴스콘텐츠에 비교해 정보의 양과 질에 있어서 커다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하면 현재의 종이신문의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이다. 종이신문기업들에게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물리적 형태로서의 종이신문의 계속적인 생산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뉴스콘텐츠생산의 핵심 역량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뉴스콘텐츠 생산조직으로 변신하여 지속적인 재생산구조를 만들 것인가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뉴스룸의 결합 (integrated newsroom), 조직체계의 전면 개편, 새로운 미디어와의 통합 등 종이신문기업의 체질을 새로운 매체환경에 맞추어 바꾸려는 노력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우리의 경우, 신문의 위기에 대한 논의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아직까지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너무 부족하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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