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량기업의 조건’의 저자 톰 피터스 회장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다하는 것이 비용부담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경쟁력 강화요인이 된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을 강화하는 기업들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고객이 이런 기업들을 더 많이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와 무관한 기업은 그 존재 의미가 없는 것이고, 그래서 기업은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라는 맥락과 같다고 보여진다. 즉, 기업은 매출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좋은 기업이 되려면 품질이 좋고 서비스가 좋아야 하며,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는 사회에 필요한 윤리의식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불과 2~3년 전 만 해도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이 전략적 목표 없이 기업의 명성관리와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CSR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2010년 11월에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사회책임에 관한 국제가이드라인, 즉 ISO26000이 발효됨에 따라 기업의 CSR 활동은 기업 이미지 관리 차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의 전략 차원에서 실행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이러한 지침서의 등장은 사회와 기업을 상호의존성의 관점에서 모두에게 효익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만들고자 하는 것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개도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교류과정 즉, 선진국과 개도국간 혹은 국제기관과 개도국간의 유·무상 자본협력과 교역협력, 사회문화협력 과정에서 선진국이나 국제기구로부터 개도국으로 이전되는 자원(자본, 기술, 사람)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ODA는 독일과 같이 구성주의 패러다임이 반영된 ODA와 일본의 현실주의 패러다임이 반영된 ODA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독일의 경우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를 넘어 인류애와 세계시민성에 기초한 민주주의, 인권, 지속가능한 성장, 환경보존 등을 담고 있다. 독일이 ODA에 반영하는 가치는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정당성 획득과 인정받기라는 측면에서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원조 수원국이 국제사회의 일반적 가치를 수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구성주의 패러다임은 국제사회의 일원인 선진국 및 개도국이 서로 협력하여 보편적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국익에 기초하여 철저하게 자국에 돌아올 경제성과 정치적 힘을 계산하면서 ODA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 ODA는 역사적으로 동남아시아 블록형성을 위한 정치적 의도 등 국제적 차원에서 경제적 헤게모니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UN 안정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등 현실적 외교정책의 목표를 실현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일본의 ODA 정책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 공헌을 최우선으로 표방하고 있고, ODA를 통해 최빈국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며, 원조 수원국의 경제성장과 복지를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OECD 통계에 따르면 ODA 지출 순위에서 독일은 세계 2위, 일본은 세계 5를 기록하는 등 많은 지출을 해오고 있다. 양국이 모두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ODA에 많은 지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효과성이나 가치면에서 다른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한국이 입안하고 수행해 나가야 할 ODA 정책과 ODA 모델이 독립적이고 전문적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정부와 기업간의 파트너십(Public-Private Partnership) 참여 확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연계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 CSR은 경영학에서 설명하거나 이해하는 이론에 바탕을 둔 것이며, ODA는 국제정치학에서 설명하거나 이해하는 이론에 바탕은 둔 것이다. CSR의 기본단위는 기업이며, ODA의 기본단위는 국가 혹은 국제기구라 할 수 있다. 이 차이점만 보아도 ODA의 바람직한 원칙과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