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Post-Expo 2010을 다녀왔다. Post-Expo는 선진 우편사업자와 그와 관련한 업체들이 우편사업 신상품과 기술 등을 전시, 홍보 및 판매하는 모임으로서 UK International Press(IP) & Events가 주최하며 작년이 14번째다. 참가국과 업체들은 한국 우본(Korea Post)을 포함하여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등 81개국과 한국의 Bixolon, LG CNS 등 8개 업체를 포함하여 총 206개 업체였다. 참관객은 한국 우본 관계자 3인을 포함, 우편 관련 연구 및 사업 관계자 등 약 3천여 명에 달했으며, 전시물들은 강력운송 자전거트레일러 등 친환경 운송수단 및 각종 친환경 장비와 제품, RFID 장비와 관련 솔루션 및 모바일 컴퓨터 등 Track & Trace를 위한 기술과 제품, 그리고 복합형 장비 등 우편 관련 다양한 솔루션 및 신제품들이었다.
한편, 전시관 관람과 함께 세 부분으로 구성된 워크숍도 함께 진행되었다. ▲첫째, 우정 분야의 CEO들이 경제위기 이후의 협력방안, 비즈니스 발전방향 및 미래 우편물류 네트워크 시장에 대한 주요 이슈들의 전략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World Postal Business Forum ▲둘째, 우편산업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신기술을 이용한 운영 방안과 발전 및 운송에 관련된 이슈들에 대해 발표하는 Operations Conference ▲마지막으로, 전 세계 우편사업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우편사업의 최근 기술과 솔루션 동향과 함께 자동화 및 모바일 기술 솔루션, 물류 혁신과 우편을 위한 RFID 등의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을 위한 Technology Workshop 등이다.
일정상 워크숍과 전시관 관람을 각각 하루로 한정할 수밖에 없었던 나로서는 세계우편동향을 잠시 엿볼 수 있는 World Postal Business Forum 첫날 세션에 참석하여 세계 우편사업자들의 동향을 일부 조망할 수 있었다. 간단하게, 주최국 덴마크 운송부 장관의 환영사와 UPU 사무총장의 개회사로 시작한 포럼은 작금의 경제위기와 전 세계 우편사업자들은 사업지속가능성에 대해 개괄적으로 논했는데, 민영화 된 일본 우편서비스의 E-Commerce 전략, 에스토니아 우편의 ‘새 세대 우편 서비스’와 아이슬랜드 포스트의 우체국 구조조정 등을 비롯,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우편사업 자유화에 따른 투자문제에 관한 논의와 함께 투자의 유도를 위해 통신, 물류 및 금융 서비스 등의 복합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스웨덴과 스위스 관계자의 발표는 마치 한국우정을 미래 우편사업의 롤모델로 권하는 듯해 흥미로웠다. 그 외 유럽우편분야의 주된 발전에 대한 개관, 일반우편과 특급우편의 시장분할발표 또한 주의를 끌기 충분했으며, 워크숍 말미에 있었던 벨기에 우편의 ‘전통적 우편사업자의 자유화와 개인 투자자들의 역할’이란 제목의 발표는 보편적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려는 우리에겐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다음 날, 전시관에서는 자동화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비인 바코드, EDI, 비디오 코딩기술을 통합한 복합형 OCR 장비 등 우편물의 무게, 부피측정이 가능한 장비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친환경 우편서비스로 하이브리드 메일, e-posting 등 IT 기술을 활용한 인하우스 소프트웨어들이 눈에 많이 띈 동시에, 환경과 관련하여 아웃도어 하드웨어 제품들인 전기와 가스를 이용한 차량, 오토바이 및 강력 자전거 등 각종 우편물 운송수단들도 한 볼거리였다. 특별히, 네델란드 Accel Pro사의 짐칸을 자전거에 연결한 CarGo 트레일러라는 신상품과 OXYGEN사의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환경 친화적인 우편 운송차량 등은 벤츠가 선보인 친환경 전기 밴과 천연가스 자동차를 능가하는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엑스포 역시 한국우정의 기술력을 널리 홍보하는 동시에 국내 우편사업 관련 업체들의 해외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자 한국관을 운영하였다. 이곳에는 유럽의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 미국, 캐나다 등 미주 국가들,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및 러시아, 벨라루스,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 등 각국 우편사업자 및 관계자 200여명이 방문하여 Korea Post의 주요 서비스와 PostNet 및 ETRI에서 연구 중인 우편용 홍보우편서비스 및 부하분석 시뮬레이터에 관해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한국우정의 우편물류정보시스템(PostNet) 전시에서 우편물의 접수, 집배, 운송, 종추적, 상황관제시스템 및 차량관제시스템 등의 주요 단위시스템과 기능을 선별하여 PDP를 활용한 주요 화면을 방문고객에게 시연하였는데, 프랑스와 일본 우정 등에서 PostNet 내부의 데이터 흐름과 내부 연계방식에 대해 문의하는 한편, 프랑스 우정에서는 자국 시스템과 모듈 통합작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등 쇄도하는 문의에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국내 8개 업체의 활발한 마케팅활동 또한 돋보였는데, 전시관에는 약 600명 가까운 방문자가 구체적인 제품 상담을 의뢰했다. ㈜빅솔론의 경우 현장에서 약 30억원 상당의 모바일 프린터 구매 가계약 체결, LG CNS의 기술에 대한 La Poste의 Web서비스 통합 시스템 관련 문의, SK C&C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HP사의 우편 프린팅 협력논의와 덴마크 우정과의 정보시스템 운송관리 부분에 대한 협의 등이 이목을 끌었다. 또, ㈜이노텔리텍의 산업용 PDA와 액세서리에 대한 구매상담, ㈜포스트큐브의 소형 무인우편창구에 대한 터키 현지 ATM 공급사인 Altus사에서 파트너쉽 요청, ㈜웰텍시스템의 레터 오프너와 우편물 봉함기에 대한 불가리아 우편, 프랑스의 Neopost 등에서의 견적요구와 유럽진출 관련협의, ㈜블루버드소프트의 PDA제품과 관한 독일우편의 관심은 특별했다. 마지막으로, ㈜세우테크의 모바일 프린터 등에 대한 Delfi사의 상담과 지모스사에서 에이전트 제의 및 Siodemka사에서의 배급사 자처 등은 매우 희망적인 성과임을 의심할 수 없었다.
처음 가 본 Post_Expo였으나 KISDI와 우편사업분야 연구로 처음 인연이 됐던 나로서는 모든 것이 낯설지 않고 편안했다. 이 글을 쓰며 돌아보면, 당시 큰 위상을 정립해 가던 한국의 우편사업 전반에 관해 많은 연구와 견학을 통하여 내 자신이 이미 익숙하기 때문이라고도 하겠으나, 그보다는 기술과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우편이 세계적인 우편지도국으로의 입지를 확보한 사실에 따른 자신감의 산물이라 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어쨌거나, 외국의 경우와는 달리, 국내업체들이 독자적인 부스로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Korea Post 종합전시관 내에서 각자의 제품을 전시하며 한국우편산업의 단합된 모습으로 방문자들에게 큰 신뢰를 제공한 것은 크게 돋보였다. 이에 국내업체의 매우 희망적인 성과와 더불어 향후 국내 우편사업, 관련업체 및 산업들의 해외 마케팅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 기대된다. 한국우편의 기술 및 서비스 등이 해외 우편사업자들에게 턴키베이스로 수출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엿본 의미있는 Post-Expo 출장이었다는 생각과 동시에 앞으로 있을 그러한 변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창조적인 고민들은 멀고 지루한 귀국길을 즐겁게 단축해 주었음은 물론 이번 출장에 기대치 못했던 또 다른 소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