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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잃은 재난망 구축사업

  • 작성자김사혁  부연구위원
  • 소속미래융합연구실
  • 등록일 2012.02.08

2011년 재난안전무선통신망(이하 `재난망') 기술 및 타당성 검증 결과를 반영하여 다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재난망 사업 추진 속도가 답답하다. 연구결과로 도출된 WiBro 기반 재난망과 TETRA 기반 재난망에 대한 반대 의견이 상당 수 나왔으며, 상용망을 활용하여 재난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나왔다. 한술 더 떠서 기존망 간 연동을 통해 재난망을 구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 중 기존망 간 연동을 하고 다양한 망을 모두 활용하자는 주장은 구축하지 말고 사업 중단 후 약간의 보완 후 현재대로 가자는 소리와 똑같다. 재난망에 있어 연동은 최소화하면 좋고 안하면 더욱 좋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연동하는 것이다. 재난망 관련 핵심기관이 대규모 화재나 구조ㆍ구급 상황에서 각기 VHFㆍUHFㆍAnalog TRSㆍAPCO P25ㆍiDENㆍTETRAㆍWiBro 등을 가지고 연동하여 사용하면 그 성능은 최저 수준의 통신으로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려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용망과 자가망, WiBro와 TETRA, 또한 제외되었지만 경제성이 큰 것으로 나타난 iDEN까지…. 2008년 감사원이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보다 더 복잡하고 논란이 커졌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이해관계자들이 너무 많다. 이해관계자가 많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구축의 핵심은 온데간데없이 부수적인 일들을 마치 핵심인양 부풀려서 논의를 다른 곳으로 이끌고 간다. 결국 재난망 구축의 핵심은 잊혀지고 특정 기술이나 경제적 이야기 중 일부에 대해서만 논란만 무성해진다. 이제라도 사업의 올바른 추진을 위해서는 핵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핵심을 살펴보자. 2009년 KISDI가 연구한 재난망의 정의를 살펴보면 "평시 및 재난발생 시 국민의 위기상황에 대하여 일사불란한 현장협력지휘체계 구축을 위해 공동으로 활용하는 차세대 재난안전 무선통신기반 첨단 통신망"으로 정의하였다. 이를 분석하여 핵심을 살펴보자.

`평시 및 재난발생 시 국민의 위기상황에 대하여'는 구조ㆍ구급ㆍ치안 등 여러 재난안전 관련 업무에 있어 포괄적인 상황을 가정한다. 재난망 활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현장대응 단계이나 위기상황은 예방, 대비 시에도 발생하고, 복구 단계에서도 발생한다. 이 때 평시는 예방ㆍ대비ㆍ복구를 포함하며, 재난발생 시는 대응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소방ㆍ경찰과 같은 재난망 활용기관의 대부분의 업무는 이와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대응 시에만 재난망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일사불란한 현장협력지휘체계 구축을 위해'는 통합망의 필요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개념이다. 어떠한 사건이 발생 시 흐트러짐 없는 현장협력, 그리고 질서정연한 지휘체계는 통합망 구축이 추구하는 가장 큰 목적이다. 그 방식은 `공동으로 활용하는'에서 나타나는 주요 기관 간 협업체계이다. 다른 부가기능보다 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그룹통화 중심의 기능 가중치가 중요한 것은 자명한 일이다.

`차세대 재난안전 무선통신기반 첨단 통신망'의 개념은 현재 여러 가지 재난안전 관련 통신망이 산재한 가운데에서 가장 목적을 잘 달성할 수 있는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고, 실현가능한 무선기술을 의미한다. 재난망은 현장대응을 중심으로 특화된 망이다. LTE를 예로 들면 재난안전 특화 LTE가 필요한 것이지 상용망 수준의 LTE는 필요치 않다. 따라서 재난특화 무선 첨단 통신망이 필요한 것이지, 예를 들어 100Mbps 데이터 속도를 지원하는 무선통신망이 첨단 재난망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생존성ㆍ신뢰성ㆍ신속성ㆍ정확성이다.

재난망 관련 논의는 계속 지속되고 있으나 부정적인 이야기가 도처에서 나오고 있다. 경제성이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타당성 논란으로 사업이 중단되어 있는 상황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소모적인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부수적인 논란은 재난망 구축의 핵심을 되짚어보아 해결하고, 의견의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논의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2월 8일(수,22면) [디지털세상]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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