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그 변화의 중심에는 N스크린 서비스가 있다. 국내의 경우 케이블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티빙(tving)을 필두로 하여 통신사업자 KT의 올레TV나우, SK플래닛의 호핀, LG U+의 U+HDTV, 그리고 최근의 지상파방송사 연합의 푹(pooq)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N스크린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수익성이 입증된 N스크린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현재는 각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역량 및 처한 상황에 따라 폐쇄 또는 개방, 유료 또는 무료+광고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KT는 자사가 보유한 막대한 유무선 가입자를 기반으로 자사의 방송통신서비스 가입자에 한해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는 폐쇄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편, 케이블사업자의 경우 콘텐츠 역량을 보유한 CJ헬로비전은 유료 모델을 선택한 반면 에브리온TV의 현대HCN은 무료+광고 모델을 선택하였다. 지상파방송사 연합플랫폼 푹은 유료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였는데 한시적으로 마케팅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폐쇄 또는 개방이든, 유료 또는 무료+광고이든,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기존에는 없던 뭔가 새로운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스크린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는 특징을 가지는 N스크린 서비스와 관련하여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혜택 가운데 하나는 어디에서나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TV Everywhere일 것이다. 즉 스크린의 확장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인데 현재까지 국내 N스크린 서비스 사업자들의 비즈니스 모델도 TV Everywhere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해외의 경우에는 단순한 스크린의 확대를 넘어 여러 개의 스크린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이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TV화면을 통해서는 드라마나 스포츠 경기가 방영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는 방영 프로그램과 관련된 보조 영상이나 부가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동시에 제공된다. TV가 주화면(first screen)이라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보조화면(second screen)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가구 매체인 TV를 통해서는 여러 사람에게 공통된 영상이나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 매체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서는 개인화된(personalized) 영상이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혜택을 시청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 BBC의 경우 현재 다양한 second screen 관련 비즈니스 모델들이 시도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Frozen Planet에서는 TV 방영중인 동물과 관련된 추가 정보를 실시간으로 동시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제공하였다. 또한, 골동품 관련 프로그램인 Antiques Roadshow의 경우에는 TV를 시청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골동품의 가치를 추정해볼 수 있다. 만약 골동품의 가치 측정과 관련하여 정보를 얻고 싶을 경우 ‘Ask the Nation’ 기능을 사용하면 함께 참여하고 있는 다른 시청자들의 추정 결과를 참고할 수 있다. TV를 통해 실제 가격이 방영된 이후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다른 시청자들과 비교하여 얼마나 정확하게 추정했는지 자신의 순위를 알 수 있다. 이러한 second screen을 통해 시청자의 TV경험(TV experience)이 보다 풍부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시청자의 TV경험을 배가할 수 있는 second screen 관련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