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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증가가 방송미디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

  • 작성자신지형  부연구위원
  • 소속ICT통계센터
  • 등록일 2013.06.17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 제도로 바뀌는 사회 현상에 대한 주제로 백일장에 참가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한 가구당 구성인 수는 점점 줄어 대한민국에도 1인 가구의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최근 시작한 방송프로그램 ‘나는 혼자 산다.’에서는 각각 다른 이유로 혼자 살고 있는 30~40대 남자들의 이야기를 리얼리티 쇼 방식으로 보여준다. 방영되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요일 심야시간 장수 프로그램 ‘사랑과 전쟁’을 제치고 시청률 1위의 기록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방송 프로그램이 주위에 한명쯤은, 혹은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가구가 올해는 471만 명에 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이는 주민등록기준으로 볼 때 전체 가구의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서울시만 해도 거주인구의 4명 중 1명꼴(24%)로 1인가구를 이루고 있다. 미국과 일본 같은 나라의 경우에는 이미 1990년대에 1인가구의 비율이 20%을 초과했지만, 대한민국은 현재 OECD가입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구성과 삶의 양식의 변화는 방송콘텐츠 시청행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 미국의 미디어 시장조사 업체인 닐슨은 ‘Zero TV Household’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크로스 플랫폼 리포트를 통해 발표하였다. TV가 없는 가구를 일컫는 말이 아니다. TV의 보유와 관계없이 지상파 방송의 수신이나 케이블, IPTV, 위성방송 등의 유료방송서비스의 가입을 통하지 않는 비전통적인 경로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가구를 일컫는 말이다. 대개 2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의 무자녀 1인가구가 주축이 되어 있는 이들은 미디어 환경에서 절대적으로 배제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주로 넷플릭스(Netflix)와 훌루(Hulu) 같은 OTT서비스에 가입해 통신망을 통해 영상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IPTV서비스의 출범과 함께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스마트 기기에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통신망을 주축으로 콘텐츠 유통의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미디어 산업은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방송사의 편성시간에 맞추어 온 가족 구성원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뉴스를 시청하던 시대에 TV가 가졌던 시청자에 대한 지배적인 기능은 그 효력이 점차적으로 소멸되어 가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시청자는, 이제 시공간을 초월해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영상 콘텐츠를 선택하는 소비방식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국의 방송정책 및 규제 양상과 방송 사업자의 서비스 제공방식이 소비자의 능동적 변화 양상을 잘 수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방송 권력'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사업자간 분쟁 앞에서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선택이 존중되고 있는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부서대외협력팀
  • 담당자한유경
  • 연락처043-531-4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