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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포스트-스마트폰 시대

  • 작성자이경선  부연구위원
  • 소속창조경제연구실
  • 등록일 2013.12.16

2014년 이후 선진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본격적으로 성숙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이미 70%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스마트폰을 대체할만한 혁신적인 제품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선진국의 스마트폰 수요는 당분간 일정수준 유지될 것이며 또한, 향후 몇 년간 태블릿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제품들이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혁신의 속도가 둔화되는 성숙기 시장에서는 가격이 제품을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된다는 점, 스마트폰과 경계가 모호한 태블릿 및 각종 하이브리드 제품들도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에서 창출 가능했던 부가가치는 급속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하락은 가격에 민감한 개도국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키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개도국의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은 아직 성장기이며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하락으로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과의 가격경쟁, 개도국의 높은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감안한다면 개도국으로의 적극적인 시장 확대 전략이 선진국에서의 스마트폰 성장 둔화세를 메꿀 대안으로는 여겨지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 애플 등 스마트 디바이스 산업의 주요 기업들은 제품라인을 확대하는 한편 포스트-스마트폰 시대를 이끌 새로운 고부가가치 제품의 출시를 위해 혁신경쟁을 가속화해나가고 있다. 특히 포스트-스마트폰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해 다양한 기업들의 제품 공개 및 신제품 발표가 잇달았다. 2월엔 구글이 구글 글래스를 공식 공개했으며 6월엔 소니가 ‘스마트워치2’를, 9월엔 삼성과 퀄컴이 각각 ‘갤럭시 기어’, ‘토크’를 발표하였다. 삼성과 퀄컴의 발표 이후 애플, 구글, 샤오미, 아디다스, 나이키, ZTE 등 다양한 기업들도 스마트 와치 시장 진입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시장에 출시된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은 이용자들의 구매를 유도할 만큼의 효용가치를 창출하지 못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트-스마트폰 시대를 선점할 혁신제품의 발굴은 향후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현재의 선두기업, 후발기업 모두가 필수적으로 도전해야하는 과제이다. 포스트-PC시대를 이끈 스마트 혁명은 하나의 디바이스를 통해 다양한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성숙기에 이른 PC시장을 양적·질적으로 도약시켰다.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건강, 안전 등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현재의 사회 환경변화속에서 신체와 접촉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개인의 건강, 신체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다면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서 포스트-스마트폰 시대로의 전이를 이끌 그러한 혁신이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그러했듯이 새로운 시장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도 소수의 승자기업들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의 디바이스로 유연하고 지능적인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해지면서 서로 다른 기업들이 각자의 장점으로 어필하던 과거의 시장구조는 이제 승자독식 구조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잠재된 가능성을 실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또 다른 가치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시급하다.

물론, 포스트-스마트폰 시대로의 전환이 해당 산업의 잠재된 성장가능성을 발굴한다는 측면을 넘어서 미래 산업, 미래 사회의 지형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포스트-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해야하는 것은 단지 기업들만의 몫은 아니다.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주도적인 노력과 더불어 인간중심적 가치 실현을 위한 연구지원, 혁신적 시도를 위한 규제철폐, 생태계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한 법제도 정비, 다양한 산업간 시너지를 창출을 위한 기반확대 등 다각도의 면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때이다.   

우리나라는 아이폰에 적시에 대응하지 못해 관련 기업들뿐 아니라 ICT산업 전체가 한동안 위기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 우리 기업, 우리 정부가 겪었던 과거의 시행착오들이 자산이 되어 우리 기업들이 주도하는 포스트-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 부서대외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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