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book of Media Economics(2015)에 실린 Peitz & Reisinger의 글에 따르면, ‘인터넷 미디어’는 전통적 미디어와 비슷한 부분들도 공유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없는 새로운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편집정책(editorial policy)이 없는 제3자에 의한 콘텐츠 어그리게이션(content aggregation) 그리고 UGC(user-generated contents)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광고 측면에서는 이용자 특성을 활용한 타게팅 광고와 미세 조정된 맞춤광고가 많은 인터넷 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용자 측면에서는 시간이동(time-shifting), 멀티호밍(multi-homing) 및 능동적 검색(active search)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다.
Peitz & Reisinger의 글은 이미 2014년에 작성된 것이어서 그런지 이러한 이야기들이 특별히 낯설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들이 정작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결론 부분에 제시되어 있는 몇 가지 문제들인 듯하다. 그 이슈들은 지금도 인터넷미디어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고 해결되지 않은 숙제들이어서 앞으로도 계속 연구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아 여기서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인터넷이 혹시 콘텐츠 다양성(diversity of content)을 확대시키지 않고 옥죄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서 다양한 주제와 전문성을 갖춘 콘텐츠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다양성의 긍정적인 환경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인터넷은 대체로 정보 과잉(information overload)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결국 이용자들은 콘텐츠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가장 대표적인 그리고 일반적인 선택의 결과는 ‘가장 많이 읽힌 웹사이트’를 보는 일일 것이다. 문제는 그런 가장 많이 읽혔다는 것을 기준으로 ‘사전에 선택된(pre-selected)’ 웹사이트들만을 보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용자들은 비슷비슷한 이야기들만 읽게 되고, 이는 이용자들이 정보라는 측면에서 더 동질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마침내 다원성(plurality)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인들이 추천한(content sharing) 이야기만 읽게 되는 일은 어쩌면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추천한 글만 읽게 되면 좁은 견해나 과장된 견해로 이어질 수 있고 그에 따라 미디어 바이어스(media bias)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심리학에 관찰학습(observational learning)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 결국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면서 배운다는 것이고 미디어 이용행태도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읽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남들이 읽기 때문에 읽는 것인가? 앞으로 인공지능이 개인별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게 되면 그런 문제가 줄어들 것인가? 더 심각해질 것인가?
둘째, “인터넷은 과연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지역이 누릴 수 있는 포용력이 큰(inclusive) 미디어인가?” 기술의 발전과 확산을 고려하면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미디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지금까지의 인터넷은 노년층 보다는 젊은 계층이 더 많이 즐기고 있는 미디어이다. 게다가 저개발국 보다는 선진국일수록 인터넷 이용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정보 수용자의 숫자가 연령그룹별이나 지역별로 달라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어떤 개인 혹은 지역이 뒤처질 수 있고, 경제적으로 불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 또한 빈곤한 시골지역 이용자는 느린 인터넷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서 그들이 의견을 표출할 기회마저 줄어들 수 있다. 5G 세상이 오고, 더 빠른 네트워크가 우리를 둘러싸게 되면 점점 이 문제는 해소될 것인가? 반대로 정보 측면에서의 부익부 빈익빈이 더 악화될 것인가?
세 번째 질문은 사회적 문제라기보다는 인터넷미디어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가 입장에서 관심 있을 내용이다. 우리는 대개 ‘대형 인터넷 기업’들과 같이 이윤 창출 목표를 가진 프로페셔널 웹사이트 그리고 그들의 콘텐츠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들 대형 웹사이트는 그들끼리 ‘한정된 이용자 관심’을 끌어 모으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약간은 엉뚱하게도 블로그나 페이스북 프렌드 같은 ‘개인’들과도 똑같은 것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 개인들은 반드시 금전적 인센티브에 따라 움직인다고는 보기 어렵고, 그들의 팔로어(follower)나 친구들의 주목(attention)과 같은 사회적 관심(social concerns)을 얻기 위해 활동한다. 여기서 질문은 “어떻게 서로 인센티브가 다른 아마추어(amateurs)와 프로페셔널(professionals) 사이의 상호작용과 경쟁이 작동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특히 그런 아마추어들의 존재는 이윤을 추구하는 웹사이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미디어 분야의 기존 기업뿐만 아니라 새로 진입하는 벤처들도 유심히 봐야 하는 현상일 것이다. 인공지능과 고도화된 네트워크로 무장한 대기업이 활약하는 세상에서도 우리 곁의 아마추어들은 여전히 그들과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까?
*본 칼럼의 내용은 Peitz & Reisinger(2014.10)의 글에서 주요한 내용을 발췌하여 정리하였음을 밝혀둡니다.
Martin Peitz & Markus Reisinger (2014.10) “The Economics of Internet Media(Chapter prepared for the Handbook of Media Economics)”, Working Paper 14-23, Department of Economics, University of Mannhe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