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디지털변혁, 디지털혁신 등이 화두가 된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에 의존하고 디지털로 가득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디지털이 경제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이른바 ‘디지털경제’의 시대가 된 것이다. 디지털경제는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경제' (Bill Imlah, 2013),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산업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활동' (기재부 시사경제용어사전, 2010) 등으로 정의되며, 통상적으로 인터넷경제와 혼용되나 보다 포괄적인 범위의 ICT를 활용한 경제활동(OECD, 2014)으로 간주되고 있다.
최근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은 디지털경제 이슈를 논의하고 디지털경제 육성을 위한 국가정책과 전략을 내놓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14년 ICT를 담당하는 기존 정보통신정책위원회를 ‘디지털경제정책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위원회의 중점 업무 및 프로그램을 디지털경제에 기반한 분석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으며, 2015년 디지털경제 전망(Outlook) 발간, 2016년 디지털경제 장관회의 개최 등 핵심 보고서 및 고위급행사도 디지털경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APEC(아태경제협력체)의 경우, 2015년 ‘인터넷경제조정그룹’을 발족하여 인터넷경제 및 디지털경제 증진과 협력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였고, 올해까지 인터넷과 디지털 경제로 인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회원경제간 원칙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및 디지털 경제 로드맵’ 채택을 예정하고 있다. 세계 주요 20개국 간 협의체인 G20도 2015년 안탈랴 정상회의에서 디지털경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6년 항저우 정상회의 때부터 회원국 간 디지털경제로 인한 기회포착과 과제해결을 위한 실무논의체인 디지털경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여, 2017년 의장국인 독일의 주도하에 디지털경제 장관회의 개최 및 디지털경제 선언문 채택 등 ICT 분야 논의의 핵심 포인트를 디지털경제에 맞추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정책 방향 및 전략 도입사례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영국은 2009년 디지털 영국(Digital Britain)이라는 기치 아래, 2015년 디지털 경제전략 2015-2018, 올해 3월 디지털전략을 발표하고 디지털강국 실현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디지털 프랑스 2020(Digital France 2020)을 채택하여 디지털경제로의 촉진 및 2013년 디지털 분야 정부 로드맵을 발표하여 디지털경제 구축을 통한 국내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도모하고 있다. 독일은 2010년 디지털 독일 2015(Digital Germany 2015)를 새로운 디지털 전략으로 제시하고, 디지털어젠다 2014-2017을 통해 디지털변혁에 대비하고 있다. EU 차원에서는 유럽 디지털어젠다, 디지털단일시장(Digital Single Market) 등 역내 디지털경제 정책을 다듬어가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도 각국 사정에 필요한 디지털화 관련 정책목표를 활발하게 마련하고 있다. 한국은 디지털경제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대전략(Grand Strategy) 보다는 그간 인프라, 산업간 융합, 전자정부, 중소기업 지원 등 분야별로 시점마다 필요한 정책 및 전략을 수립해왔다. 물론 국가정보화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오고 있지만, 글로벌 흐름처럼 디지털경제에 초점을 맞춘 전략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세계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국제기구 및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주요 선진국가의 논의 흐름과 정책방향에 주목하여, 차제에는 디지털경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디지털경제 육성을 위한 효율적이고 세련된 국가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은 디지털경제 관련 국가전략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한 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새 정부가 들어섰고, 2018년 새로운 국가정보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준비해야 할 때이다. 기존의 명칭이든 혹은 디지털경제 대전략이 됐든, 정부의 당위적 정책과 세부과제의 무분별한 나열이 되어서는 안되며, 정책목표와 세부과제 간 일관성, 과제추진의 체계화 및 효율성이 명확해야 한다. 더불어 다양한 계층의 수요와 비판을 수용한 디지털경제의 미래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최근 북한의 핵무기 위협으로 인해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과 함께 ‘생존배낭’이 이슈가 되고 있다. 50만원에 이르는 고급형 패키지부터, 몇 만원으로 구매 가능한 저가형 배낭 등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예측 불가능한 두려움으로부터의 생존본능 현상이다. 그러나 생존배낭 보다 도움이 되는 것은 평소 거주지 주변 대피소를 확인해두고 연락수단을 마련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의지’라고 한다.1)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앞으로 어떤 방식 및 양태로 급격히 변화할지 모르는 미래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무조건 좋은 것만을 담은 정책이 아닌 우리 경제사회에 부합한 맞춤형 전략이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디지털경제를 선도하고자 하는 정책담당자의 의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1) 한국일보, 생존21-도시재난연구소 소장 인터뷰, 2017.9.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