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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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의 미국, 중국과의 새로운 군비경쟁 시작되나

  • 작성자김지혜  위촉연구원
  • 소속우정경영연구소
  • 등록일 2017.03.13

한국과 미국이 추진하는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이하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거센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사드에 대한 보복조치로 사회·문화계 한한령(限韓令)을 현실화한 데에 이어 경제적으로 공공연히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군사적 보복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세우고 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급속히 냉랭해진 한국-중국 관계를 살펴볼 때, 트럼프 취임 이후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중국의 관계 역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정국이 매우 불안정한 가운데, 지난 11월에 열린 제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당선되면서 미국 내·외에서 예상치 못했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가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미국 우선주의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며 임기를 시작한 이래, 갖가지 찬·반 논란이 될 만한 사안들이 불거지고 있다.

2월 말, 트럼프는 국방 예산을 역대 최고치로 증액하고 非국방 예산은 감액한다는 예산안을 발표하였다. 이 예산안은 2018년 회계연도(’17년 10월-’18년 9월)의 국방비를 전년 대비 약 10% 증액한 540억 달러(한화 약 61조 2천 630억 원)로 늘려 공공안전과 국가안보에 집중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여기에서 트럼프는 별 다른 소득이나 결과 없이 중동 지역에 투입되는 국방 예산을 지적하며 이번에 증액되는 국방비를 주로 함정과 전투기 개발, 특히 핵심 항로와 요충지에 주둔하는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것임을 밝혔다.

트럼프가 국방비를 투입해 집중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적 요충지는 구체적으로 페르시아만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와 같은 지역이다. 원유 수송로 확보라는 경제적 이유가 큰 호르무즈 해협과 달리 남중국해의 경우 중국이 강하게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이 일대에 미국 군사력이 강화된다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남중국해가 아주 안정된 상태이므로 이 안정된 국면을 파괴하고 갈등을 조장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며 미국을 겨냥해 비판한 바 있다.

기존 국방비 지출 부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냉전 시기 이후 또 다른 군비경쟁(Arms race)을 시작할 지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필자 역시 한국과 정치·경제·사회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나라 간의 긴장상태에 걱정 어린 시선을 감출 수 없다. 군비경쟁은 군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두 국가 내지는 그 이상의 국가들이 서로 앞 다투어 군사력 증강에 힘 쏟는 것을 의미한다. 냉전시기에는 미국과 소비에트연방의 핵탄두 개발 경쟁을 두고 핵무기 군비경쟁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15년을 기준으로 국방 예산 지출이 가장 높은 미국(5,960억 달러)과 중국(2,150억 달러)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군비경쟁을 벌인다면 그 파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 자명하다.

한편, 트럼프가 역대 가장 큰 규모로 국방 예산을 증액하면서 非국방 예산, 외교 및 해외 원조 등에 소요되는 예산을 대폭 삭감해 국제 원조에 대한 미국 기여도가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인도적 지원에 사용한 예산은 세계 전체 기금의 25%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원조 규모를 축소할 경우 미국을 대체할 국가가 없어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큰 문제가 제기된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인도적 지원에 사용한 예산은 세계 전체 기금의 25%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내년 예산이 37% 축소될 것으로 보여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는 많은 국가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금까지 자처하던 ‘세계의 경찰’을 거부하고 미국 우선의 호전적인 고립주의를 내세우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걸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미국 대외정책의 기본 목표인 ‘해당 지역 내 강력해지는 힘을 막고 무력화 시킨다’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내세운 대북 정책은 중국에 영향력을 발휘하여 북한을 제재한다는 것인데, 이는 중국에 압박을 가해 동북아 지역 내 골칫거리인 북한과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 문제를 해소한다는 취지가 저변에 깔려 있다.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본격 시작하면서 날로 그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던 중국에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가능성을 시사1)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반응과 이후 진행될 미국과 중국 간의 군비경쟁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트럼프와 중국 시진핑

자료: dailystar.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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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은 3월 9일, 대북 제재 어긴 ZTE(중국의 최대 통신장비 업체)에 11억 9,200만 달러(약 1조 3,700억 원)의 벌금을 부과. 세컨더리 제재는 대량 살상무기 개발, 인권 탄압에 연계되어 있는 북한 기관 및 업체와 거래했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퇴출시키는 조치로 해당국의 대외 경제활동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중앙일보, 2017.3.9.)

<참고기사>
1. 연합뉴스(2017.2.28.), “트럼프, 국방비 684조원으로 10% 증액…외교예산-외국원조 삭감”
2.             (2017.3.8.), “中 외교부장, 사드는 잘못된 선택…北, 韓·美 긴장 가속 말라”
3. 중앙일보(2017.3.9.), “대북 제재 어긴 ZTE에 1조원 벌금…중국 압박 나선 트럼프”
4. The Guardian(2017.2.27.), “US foreign aid expected to be biggest casualty of Trump’s first bud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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