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책이나 블로그가 아닌 유튜브를 보며 면접을 준비한다는 것이었다. 한번 생각을 해보자. 유행하는 화장법, 제품을 조립하거나 최신 기술과 관련해 강의를 검색할 때 우리가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했는지, 포털사이트에서 블로그나 카페 검색을 했는지, 아니면 유튜브를 통해 관련 전문가의 영상을 구해봤는지 말이다.
2015년 5월 구글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1~5월 기준, 북미 이용자가 시청한 하우투(How to) 영상은 1억 시간을 넘겼으며, 밀레니얼 세대의 67%는 배움 또는 학습을 목적으로 유튜브 영상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유튜브가 단순히 오락을 위한 영상 콘텐츠뿐만 아니라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창구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유튜브의 영향력은 동영상 콘텐츠 소비영역뿐만 아니라 검색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렙사인 ‘나스미디어’가 지난 14일 공개한 ‘2019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중 60%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네이버(92.4%)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유튜브 검색 이용자가 구글(56%)이나 다음(37.6%)을 넘어섰으며, 특히 10대에서는 19.6%p(네이버 89.2%, 유튜브 69.6%)로 그 차이가 더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며 검색시장에서 유튜브의 위력이 더 위협적이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유튜브를 통한 검색활동이 급증한 것은 정보의 신뢰도가 높고, 정보습득이 용이하기 때문이라 분석해볼 수 있다.
과거 네이버는 맛집, 여행, 상품 리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사용자 경험을 보여주는 창구 기능을 하며 이용자들과 높은 신뢰 관계를 형성했지만, 최근에는 후기를 가장한 광고, 방문객 수를 높이는 데 급급한 낚시성 게시물로 인해 점차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수많은 정보 속에 교묘하게 숨어있는 광고, 의도적으로 왜곡된 가짜 뉴스가 확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정보의 신뢰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용자는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쌓아 올린 유튜버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믿고 의지하게 된다.
영상콘텐츠는 텍스트보다 직관적인 정보전달력을 지니고 있다. 요리법, 화장법, 게임공략법 등 대부분의 콘텐츠들이 글자로 읽는 것보다 동영상으로 찾아보는 게 훨씬 더 쉽다. 장난감 또는 전자제품을 포장을 개봉하고 기능을 테스트하는 ‘언박싱(Unboxing) 영상’, DIY 가구 조립법을 알려주는 ‘하우투 영상’이나 머리 손질법, 화장법 등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겟레디위드미(Get Ready With Me, GRWM) 영상’이 사랑받고,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튜브의 전성기가 영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튜브가 검색시장을 위협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여 유튜브를 대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급격하게 바뀜에 따라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생겨나고 사라질지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전망뿐만 아니라 야기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까지도 제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한다. 필자는 이용자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일이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새로운 기술, 서비스가 나오더라도 결국엔 사람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가는 것에서 연구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1) 데일리팝(2018.8.14.), “[트렌드줌인] 지식인 NO! 유튜브로 검색하는 시대!”
2) 매경이코노미(2018.3.19.), “네이버·다음 대신 유튜브...‘글보다 영상’ Z세대 검색 패러다임 대변혁”
3) ZDNet(2019.3.14.), “‘동영상 채널’ 유튜브, 검색시장서 네이버 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