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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박유리

플랫폼 시대 전문직 서비스

  • 작성자박유리  센터장
  • 소속디지털경제사회연구본부 플랫폼정책연구센터
  • 등록일 2022.04.29

  고객에게 가는 모든 길은 플랫폼으로 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플랫폼을 통해야 하는 이른바 '플랫폼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플랫폼화는 모두가 만족하는 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 숙박, 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야기됐던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은 전문직 서비스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법률, 의료, 세무 등 전문 면허를 취득해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면서 해당 플랫폼 기업은 전문직역 협회·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협회·단체의 반대 논리는 유사하다. 플랫폼 기업의 불법 알선·중개 행위, 무자격자의 전문직 업무 수행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플랫폼 기업은 알선이 아니라 단순한 '광고'이며, 전문직 대리행위가 아니라 자동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불법 브로커 및 광고는 플랫폼 이전부터 존재하던 고질적인 문제로, 플랫폼이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플랫폼의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전문직역과 소비자의 전문직 플랫폼에 대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2021년 1009명의 소비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와 12명의 전문직 대상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수행했다. 전문직 서비스 이용 시 우려 사항으로 소비자는 '서비스 가격을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것'과 '전문가의 전문 분야와 실력을 알기 어렵다는 것'을 1, 2위로 꼽았다. 전문직 플랫폼 이용 이유로는 '정보 검색 및 비교가 쉽고 편리해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전문직역에게는 전문직 플랫폼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전문직은 플랫폼이 광고비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신규 전문직역에게는 필수불가결하다고 응답했다. '가격'은 전문직 서비스 선택에서 주요한 요인이 아니며, 전문직 서비스 공급자가 플랫폼 상 이용자 후기 등으로 인해 서비스 품질에 신경을 더욱 많이 쓰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서비스 품질은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직 서비스의 플랫폼화에 대해 플랫폼 이용자는 편익을 얻고 있다. 아예 경험해 보지 않았으면 모를까 좋은 경험을 안긴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은 소비자에게는 아쉬운 일이다. 

  플랫폼화를 무조건 반대하고 특정 플랫폼을 금지시키는 것보다는 플랫폼화는 장려하되 협회·단체가 우려하는 잠재적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는 방안에 대해 플랫폼 기업과 협회·단체, 정부가 협력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해관계자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함은 물론 혁신적인 전문직 서비스가 등장해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은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정보의 투명성 및 접근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며, 협회·단체는 전문직 플랫폼의 공공성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모니터링 및 개선 사항을 발굴하는 등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소비자, 전문직역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이해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후생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본 기고는 전자신문 2022년 4월 29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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