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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이건주

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

  • 작성자이건주  실장
  • 소속감사실
  • 등록일 2022.12.05

​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은 臨濟義玄(임제의현, 당나라의 禪僧(선승)으로 임제종의 시조)이 하신 말씀으로 그 뜻은 ‘머무르는 곳에서 주인이 되면 그곳이 바로 진리의 자리라는 뜻으로 어느 곳, 어느 처지에 다다르더라도 주관을 잃지 않고 자신의 주인이 되라’는 것이다. 즉, 여러분 삶의 주인공으로 남과 비교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살라는 말이다. 잘되면 자기가 잘한 것이고 못되면 조상 탓으로 돌리는 이른바, 자기 처지를 비관하여 환경을 탓하고 부모 형제를 탓하며, 스스로 노력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지 못하는 삶을 경계하라는 말이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려져 가고 있고 혼돈의 2023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지금 가장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昨今(작금)의 상황은 코로나19가 앗아간 3년의 시간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우리 자신이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자고 결심만 하여서는 도저히 헤쳐나갈 수 없는 가시 제로의 열악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는 이런 환경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最善(최선)이 아닌 次次善(차차선)을 몇 가지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照顧脚下(조고각하) : ‘자기가 서 있는 자리를 살피라’는 뜻으로, ‘자기가 서 있는, 지금 자기의 현실을 살피라’는 것이다. 2023년도 무수히 많은 사건과 일화가 우리를 향해 달려올 것이다. 두려워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너무 들떠 있지도 말 것이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자. 有備無患(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차분히 준비한다면 어떤 두렵고 무서운 환경이 우리를 향해 달려오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둘째, 財寶萬庫 健失無用(재보만고 건실무용) : ‘재물과 보물이 창고에 가득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건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또한 진실이다. 필자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출연연구기관 모바일 워크온 챌린지 ‘워크홀릭’에 가입하여 주중에는 2~3만 보, 주말에는 4~5만 보 걷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만병통치약 ‘걷기’를 실천하면 신체 노화 예방, 치매·당뇨 위험 감소(하루 9800보 걸으면 치매 발병 50% 뚝, 3000보만 채워도 당뇨 위험 12% 낮아져), 관절염 관리 효과(산책하면 무릎 통증 40% 줄어, 중장년층 뼈·근육 건강에 도움), 업무 효율도 향상(걸으면서 일하면 뇌 활성화, 앉아있을 때보다 창의성 높아져)된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나와 있다1). 여러분들도 자신에게 맞으면서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서 꾸준히 실천해 보자.

셋째, 樂而不着(낙이불착) : ‘즐기되 집착하지 말라’는 뜻으로,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의 주범 중에 하나는 執着(집착)에서 나온다. 애정과 집착은 다르듯이 소유와 욕심의 옷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조금은 부족하지만 마음이 풍족한 인생을 살아보자. 오늘 당장 2년 이상 입지 않고 옷장(책장)에 모아둔 옷(책)을 선별하여 나눌 수 있는 것은 바자회에 기증하고, 나머지는 재활용함에 넣자. 비워야 채울 수 있듯이 物慾(물욕)과 과감히 이별하자.

넷째, Stay Hungry, Stay Foolish : 스티브잡스가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에서 한 말로서, ‘스스로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배고파하며 약간은 바보같이 우직하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하루를 보내자. 시대의 변화에 順應(순응)과 對應(대응)의 시소게임을 즐기면서 변화하는 사람만이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다. 强(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强(강)하다는 것 또한 또 다른 진실이다.

다섯째, 君子務本 本立而道生(군자무본 본립이도생) : 공자의 제자 중 有子(유자)가 한 말(論語(논어) 學而篇(학이편))로 ‘학식과 덕행이 높은 군자는 근본을 세우는 데 힘써야 하고 그 근본이 서야 나갈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즉, 자신은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면 설득력이 없다는 것으로, 군자가 일을 할 때 기본에 충실하면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다. 여러분들도 하루 하루 작고 쉬운 일이지만 기본을 지키면서 충실히 하다 보면 그 분야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으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서산대사의 글을 인용하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눈길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걷지 말기를. 오늘 내가 걸어간 길이 훗날 다른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蹟 遂作後人程 노설야중거 불수호난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1) 빨리 걸으면 16년 젊어져··· 神이 내린 최고의 건강 선물(매일경제, 2022. 10. 18, 이새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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