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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김승민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은 어떻게 보호를 받을까?

  • 작성자김승민  부연구위원
  • 소속국제협력연구본부
  • 등록일 2021.09.01

  COVID-19 감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지 오래이다.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사람들과 담소와 식사를 나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제한되면서 일상의 답답함을 해결해줄 새로운 대안을 인공지능(AI)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에서 찾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문화의 일상을 AI가 주도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며,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지원사업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디지털 뉴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관련 분야의 혁신과 성장을 적극 독려해왔다. ‘데이터 댐’ 사업을 통해 170여 종의 AI 학습용 데이터가 구축 및 공개(20년도 사업)된 것이 좋은 사례이며, 190종이 추가(21년도 사업)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AI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매력적인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것은 결국 사업자들의 몫이다. 그런데 정교한 AI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SW) 소스코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사업자들이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기 위해서는 기업의 핵심자산인 SW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에 대한 법적 보호가 공고히 될 것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SW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은 어떻게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본고는 이들의 재산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노력을 국내적 차원과 국제적 차원으로 나누어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국내적 차원의 법적보호 노력은 주로 지식재산권 관련 법제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SW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이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한 것’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으면 특허법상의 발명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과연 알고리즘이 ‘자연법칙을 이용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관건인데, 특허청의 컴퓨터 관련 발명 심사기준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협동한 구체적 수단으로 사용목적에 따른 정보의 연산 또는 가공을 실현함으로써 사용목적에 부응한 특유의 정보처리장치 또는 그 동작방법이 구축되는 것”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 인정된다.

  나아가 SW 소스코드는 프로그램 언어로 표현된 창작물로 인정을 받을 경우 저작권법을 통해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발생하므로 등록이 요구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소스코드의 저작권을 등록하게 되면 등록한 성명권자가 진정한 저작자로서 추정을 받으며, 등록된 일자에 창작 및 공표된 것으로 추정을 받으므로 법적보호가 한층 강화된다. 반면 알고리즘의 경우는 저작권법을 통한 법적보호에는 불리하다. 소위 알고리즘은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순서적인 계산, 절차, 방법으로 정의된다. 알고리즘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사상 또는 아이디어에 해당한다면, SW 소스코드는 이들이 특정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표현 또는 구현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때문에 특정한 방식으로 표현 또는 구현되기 전 단계에 있는 알고리즘 그 자체는 저작권법이 요구하는 보호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한편 저작물성과 특허성이 결여된 SW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에 해당하여도 여전히 영업활동상의 경쟁우위와 고부가가치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업들은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보유한 SW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을 비밀정보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관리되는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이 영업활동에 있어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유용한 정보(유용성)에 해당하고,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비밀관리)되고 있으며, 동시에 공연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비공지성) 등의 요건을 충족한다면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비밀로서 보호된다. 물론 법상의 영업비밀로 인정된다고 하여 저작권이나 특허권과 같은 배타적 권리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부정한 수단에 의한 침해행위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민사구제와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법적보호의 실익이 긍정된다.

   다음으로 국제적 차원의 법적보호 노력은 주로 미국, 일본과 같은 기술 · 무역 선진국이 주도하는 디지털 통상협상을 통해서 진행되고 있다. 이는 2010년을 전후하여 중국 정부가 외국 소프트웨어에 대한 안전심사 · 인증 등의 절차에서 SW 소스코드 제출요구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이 깊다. 현실적으로 중국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업자들은 강제적으로 제출된 소스코드가 일반적인 상거래 환경에 무단으로 노출됨으로써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거나, 심각하면 해외진출을 포기해야 하는 피해상황이 우려된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은 시장접근을 위한 조건으로 SW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의 강제이전을 강요하는 조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새로운 무역규칙을 도출하고자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까지의 유의미한 글로벌 성과로는 일본이 주도한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에 SW 소스코드에 대한 강제이전을 금지하는 의무조항이 포함된 것, 그리고 미국이 주도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및 미국-일본 디지털협정(USJPDTA)을 통해 강제이전 금지의무의 적용대상이 알고리즘에까지 확대된 것을 들 수 있다.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동향을 살펴보면 2021년 8월을 기준으로, 기체결 무역협정 가운데 SW 소스코드와 알고리즘의 강제이전을 금지하는 무역규칙이 포함된 사례는 아직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CPTPP협정에 대한 가입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상태이며, 앞서 언급한 강제이전 금지의무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싱가포르 디지털동반자협정(KSDPA)의 타결을 가시권에 두고 있어 고무적이다. 만약 세계 최대의 교역대상국인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무역장벽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을 상술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시킬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날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하며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부단히 애쓰고 있는 디지털 통상 전문가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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