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청룡의 해를 맞이한 지도 벌써 2개월이 지나가고 있고, 며칠 후면 겨울잠을 자던 벌레, 개구리 따위가 깨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시기인 경칩(驚蟄)이 다가오고 있다. 이 시기에 필자가 잊지 않고 하는 연례행사가 있는데, 다름아닌 소장하고 있던 자료와 책 등을 선별하여 2 ~ 3년 동안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오늘은 어제 작고(作故)한 분들에게는 억만금을 주고 사고 싶었던 소중한 하루이지만, 우리에게 펼쳐질 내일은 변화와 혼돈의 역사일 수도 있다. 그러기에 필자는 일어나자마자 맞이한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면서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고 있다.
여러분들이 2024년 초 계획했던 일들이 예정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가? 혹자는 계획은 계획일뿐 닥치는 대로 산다고 하지만, 필자는 그래도 사정에 따라 변경될 계획이지만 무계획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라는 말이 대변하는 것처럼 2024년 변화와 혼돈의 시대에 지속적으로 변화에 대응하면서 도전과 응전의 시나리오를 작성해 보자.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제10회 경험생명표 개정결과 남자 평균수명(0세의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년수, 0세의 기대여명)은 86.3세, 여성은 90.7세로 5년 전 대비 각각 2.8세, 2.2세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기술의 발달 및 생활 수준의 향상 등으로 사망률이 개선됨에 따라 평균수명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며, 필자는 앞으로 펼쳐질 인생 100세 시대에 강건하게 살아가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자존심(自尊心)은 내리고 자존감(自尊感)은 올리자. 자존심은 개인이 스스로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 가치나 존엄성을 지키려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하며, 자존심이 상하면 사람은 불편하거나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자존감은 개인이 스스로의 가치와 중요성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인식이나 믿음을 의미하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자존심의 꽃이 떨어져야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라는 말이 있다. 자존심은 내리면서 자존감을 올리고 나라와 우리가 속한 회사 등 집단에 대한 자긍심(自矜心)을 느낄 수 있어야 보다 바람직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
둘째, 자기의 우물에서 나오자. 법륜스님의 행복학교 강의에서 보면 ‘남에게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옳다는 생각이 강해서 거의 생각을 돌이키지 않는다’고 한다. 자기의 우물은 영국의 철학자인 베이컨의 동굴의 우상(Idola Specus, 동굴에 갇혀 있는 사람처럼 개인적 경험이나 성격적인 편견으로 인해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자기만 옳다고 믿으면서 타인의 말은 도외시한 채 살아가는 사람은 발전이 없다. 필자는 여러분들이 자기의 우물(동굴)에서 벗어나서 좀 더 큰 시각으로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헤엄쳐 나오길 고대해 본다.
셋째, 남의 것은 사람이건 물건이건 탐(貪)하지 말자. 우리들의 삶의 집합체인 인생은 지나고 보면 하나의 점처럼 아주 작은 존재이며 찰나같이 짧고 빠른 시간이다. 공짜 점심은 없는 것처럼 자기 것이 아니면 욕심내지 말고 자기의 노력 없이 얻으려고 하는 생각은 버리자. 법정스님께서 말씀하신 무소유(無所有,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처럼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살아도 불편함이 없고, 적자생존(赤字生存)처럼 조금 손해 보고 사는 인생이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다.
넷째, 마음을 내려놓자. 류시화 시인의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라는 책 중에 ‘때로는 온 존재가 부서지는 경험을 통해 자신이 누구라는 굳센 생각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고 전체와 하나가 될 수 있다’라는 글이 있다. 우리는 가끔 잘 살려고 하다 보니 거기서 오는 많은 스트레스와 번민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점점 더 블랙홀로 빠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에게 밀려오는 모든 마음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면서 삶의 여정을 맞이하자.
다섯째, 차이(差異)를 인정하고 소통하자. ‘서로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이 대인이다’라는 말이 있다. 맹인과 코끼리 이야기에서처럼 맹인들이 서로가 만진 부위가 다르고 차이가 있음을 알고 만진 부분에 대하여 인정하고 대화하였다면, 코끼리에 대한 전체적인 모양을 그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한다면 남자와 여자의 많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파한 것처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굴복시키려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스티브잡스가 남긴 메시지 중 일부를 소개하면서 맺을까 한다. “굶지 않을 정도의 부(富)만 축적하면 되고,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은 사랑으로 점철된 추억뿐이며, 삶의 가장 중요한 책은 「건강한 삶의 지침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