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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U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경쟁기업에 대해 통신프로토콜에 관한 호환성 정보의 제공을 거부한 행위 및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를 윈도우 운영체제에 끼워 판 행위를 EU 경쟁법 위반으로 판단해 이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를 명령한 가운데, 전통적인 경쟁정책 수단이 소프트웨어시장에 어느 정도 적용가능한지를 검토한 보고서가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이주헌) 미래한국연구실 이철남, 이범룡 연구원은 지난 14일 발간한 ‘KISDI 이슈리포트 04-16 : 소프트웨어 시장과 공정경쟁’을 통해 소프트웨어시장의 몇몇 특성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업자의 방해, 신규진입의 차단 등 전통적인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이미 확립되어 있는 규칙 및 기타 정책수단에 의한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진입장벽을 낮추어 적절한 경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히 비슷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통신시장의 경쟁정책을 참고해, 소프트웨어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보다 상세한 정책기준을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소프트웨어 시장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함에 있어 비교적 오랜 역사를 지닌 타 산업에서의 경쟁정책수단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의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규모의 경제 및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독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측면을 강조해 보다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의 기술혁신이 빠르고 상품의 생명주기가 짧아 언제든지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경쟁정책의 적용이 타당하지 않다는 상반된 주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먼저 우리나라 경쟁정책의 기본규범이라고 할 수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독점규제법) 중 특히 MS의 불공정행위와 관련이 있는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에 대해 동법 시행령 및 관련 고시를 기준으로 대략적으로 살폈다. 이어서 몇 년 전 웹 브라우저, 자바기술과 관련하여 다양하게 전개된 MS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미국 법무부 및 각 주가 제기한 반독점소송, 그리고 워크그룹서버(Work Group Server) 및 WMP와 관련하여 EU위원회가 MS에게 내린 결정과 관련하여, 각 소송의 경과 및 주요 쟁점, 관할기구의 판단 및 구제수단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통해 미국 및 EU의 사례는 아직 적절한 규칙을 갖추지 못한 소프트웨어시장에 전통적 시장에서의 규칙을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논란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결합판매와 지적재산권 행사에 대한 분석도 제시됐다. 결합판매에 대해서는 미국연방항소법원이 MS의 플랫폼 소프트웨어 관련 결합행위를 전통적 끼워팔기와 다르게 볼 것을 요구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반면, EU는 WMP의 결합판매 행위를 위법하다고 인정한 상태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소프트웨어시장에서 결합판매로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이 다른 시장에서보다 상대적으로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고려할 필요성은 인정되나, 이것이 모든 결합행위가 적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반경쟁적 효과가 긍정적 효과보다 더 클 경우에는 위법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적재산권 행사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는 특히 저작권 및 특허권을 포함한 지적재산권에 의한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정당하다’는 해당 기업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적재산권의 행사는 독점규제법의 적용제외영역이 아니라 공정경쟁의 틀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고 명시했다.
경쟁규칙의 개선에 관해서는 소프트웨어 시장이 ▲독점시장 형성이 쉽고 ▲초기 투자비용이 상당하며 ▲호환성 및 응용프로그램 장벽 ▲지적재산권에 의한 보호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전기통신사업법 등 통신시장 경쟁 도입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여기에는 전통적 네트워크산업에서 공정경쟁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는 ‘필수설비’이론이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제시됐으며 우리나라 독점규제법 시행령 제5조는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에 대한 부당한 방해 및 신규 사업자의 참가에 대한 부당한 방해와 관련하여 ‘필수요소’의 개념을 도입해 구체적인 내용을 심사기준에 두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 필요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컴퓨터 및 통신의 결합에 의해 향후 네트워크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을 대비해 소프트웨어시장의 공정경쟁에 관한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련 고시나 또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두는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 관련 지적재산권 제도에 대해서도 ▲기술혁신이 축적(cumulative basis)과정을 통해 발생한다는 점 ▲생명공학 등 타 산업에 비해 적은 자본이 투자된다는 점 ▲기술의 변화가 빠르고 제품의 생명주기가 짧다는 점을 고려해 소프트웨어 관련 발명 특허권 부여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의 :
미래한국연구실 이철남 연구원(02-570-4313 seebird33@kisdi.re.kr) 이범룡 연구원(02-570-4307 yi9581@kis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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