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은 우리 사회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산업사회 패러다임 속에서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었던 학습과 교육, 기업 구조, 정치적 참여 형태를 낡은 것으로 바꾸고 전혀 새로운 방식의 네트워크와 의사소통구조를 만들고 있다. 문화 영역에 있어서도 정보통신기술은 문화의 생산, 유통, 소비의 전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이 과정에서 문화적 주류와 비주류, 문화적인 것과 비문화적인 것의 경계를 파괴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디지털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문화의 존재양식 및 수용자의 문화향유 방법과 형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연구한 보고서가 최근 KISDI에서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이주헌) 디지털미래연구실 이호영 책임연구원과 박현주 연구원, 음수연 전 연구원은 연구보고 05-08 ‘디지털 시대의 문화수용 방식에 관한 연구’보고서에서 ▲인터넷의 등장으로 문화주체들의 문화적 실천(cultural practices)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네트워크를 통한 문화공유로 인해 문화산업이 겪게 된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지 ▲업로더가 인터넷 상에서 문화 전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연구진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하여 2005년 9월 7일부터 10월 18일까지 약 3주간에 걸쳐 만 15세 이상 40세 미만의 서울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대상자는 다단계층화 비례할당 표집의 방법에 의해 선정되었으며 최종적인 유효표본의 수는 700명이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였다.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에 대해 전문 면접인이 개별가구 방문조사(face to face interview)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조사대상 전체 응답자 700명 중 음악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쓰는 1순위 매체로 인터넷을 뽑은 사람이 41.9%로 가장 많았는데 연령이 낮을수록 인터넷 의존도가 높았다.
<표 3> 연령별 음악에 대한 정보소스(1순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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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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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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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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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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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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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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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나 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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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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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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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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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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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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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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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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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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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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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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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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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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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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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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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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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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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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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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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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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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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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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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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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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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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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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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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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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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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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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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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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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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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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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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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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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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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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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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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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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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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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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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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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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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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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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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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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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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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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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터넷 스트리밍 혹은 MP3 파일을 이용해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N=405)의 경우 스트리밍/MP3 파일로 음악을 듣는 이유로 경제적 매력(무료 혹은 가격이 저렴해서)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스트리밍/MP3 파일의 사용 편의성(‘좋아하는 곡만 골라들을 수 있어서’ 32,4%; ‘한꺼번에 많은 곡을 저장할 수 있어서’ 8.6%)을 들고 있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음악감상 방식이 음악을 플레이하는 다른 매체에 대해 인터페이스와 용량 면에서 경쟁 우위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림 2> 스트리밍/MP3 파일로 음악을 듣는 이유(N=405)

한편 파일획득 방법으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P2P네트워크(소리바다, 당나귀 등)를 통한 다운로드이고, 그 뒤를 이어 온라인 음악스트리밍 사이트(벅스뮤직 등)에서의 다운로드 등으로 나타났다. 음악감상 패턴 변화에 있어서는 경제적 제약이 사라진 덕택에 더 많은 종류의 음악을 더 많은 시간 동안 감상할 것이라는 가정을 했는데 설문 결과 이는 사실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들은 듣는 음악 장르의 다양성, 음악에 대한 지식, 인터넷으로 음악정보를 검색하는 시간(커뮤니티 포함) 역시 상당히 높게 증가했다고 답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인터넷 및 디지털미디어의 발달이 수용자의 문화적 향유 기회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림 3> 음악감상 패턴 변화(N=405) (단위 : %)

한편 영화에 대한 정보 소스에 있어서는 TV 프로그램이 전체 응답자중 38.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TV 프로그램의 뒤를 이어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사람은 34.4%로 나타났는데 연령별로는 20대(43.4%)가, 직업별로는 화이트컬러(42.4%)와 학생(43.9%)이 많았다. 파일획득 방법으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역시 웹하드 공유사이트를 통한 다운로드이고, 그 뒤를 이어 온라인 영화관련 스트리밍 사이트 이용, P2P네트워크(소리바다, 당나귀 등)를 통한 다운로드 등이었다. 스트리밍 혹은 다운로드 파일을 통해 영화를 감상하게 된 이후 영화감상 패턴에 나타난 변화에 대한 질문에 영화감상 시간과 좋아하는 영화 장르의 다양성, 영화에 대한 지식, 인터넷으로 영화정보를 검색하는 시간(커뮤니티 포함)이 음악감상 패턴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높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음악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영화에 있어서도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이 문화 향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그림 4 > 영화감상 패턴 변화(N=227) (단위 : %)

특히 음악이나 동영상을 다운로드해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파일을 네트워크에 업로드하는 이용자들은 보다 적극적인 문화소비자라고 간주할 수 있는데 음악과 동영상 업로드 여부에 따른 집단별 차이검증 결과 연령, 교육수준, 직업군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령이 낮을수록, 직업상에서는 화이트칼라와 재학생일수록 업로드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들 업로더들은 문화의 수평적 전파를 가능케 하는 네트워커로서 새로운 지위를 획득하고 있으며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직,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중요한 주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대용량 파일을 업로드하는 사람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친숙할 뿐 아니라 기기 업그레이드 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단으로 나타나고 있다. 집단별 차이검증 결과 업로드 경험이 없는 사람들과 음악만 업로드해본 사람들은 PC본체 업그레이드 빈도율(각각 10.6%, 27.0%)이 높았고, 영화 업로드 경험자의 경우 CD Writer/DVD Writer 설치 빈도(33.3%)가 높게 나타났다. 둘다 업로드 경험있음의 경우 PC본체 업그레이드와 인터넷 전용선 속도 업그레이드 빈도(각각 36.1%, 33.6%)가 높게 나타났다.
다운받은 파일을 보다 더 잘 감상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에 있어서도 ‘없음’을 제외할 시 업로드 경험이 없는 사람들과 음악만 업로드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MP3 플레이어 구입 빈도(각각 14.1%, 25.0%)가 높게 나타났고, 영화 업로드 경험자의 경우 사운드 카드 업그레이드 및 구입(33.3%)에, 둘다 업로드 경험있음의 경우 PC본체 업그레이드 및 구입 빈도(47.1%)가 높게 나타났다. 결국 이는 업로드 및 다운로드 행위가 디지털 기기의 업그레이드 및 확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런 행위를 많이 하는 적극적 소비자들이 디지털 기기 시장에서 선도적인 구매자임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P2P등 파일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에서 네트워크 효과는 단순히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있는 사람의 수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네트워크에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업로드하는 사람의 수와 업로드되는 콘텐츠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음악·영상파일 업로드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사회학적 변수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10대는 기준집단인 30대에 비해 음악·영상파일을 업로드하게 될 확률이 5.8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20대도 30대에 비해 음악·영상파일을 업로드하게 될 확률이 약 2.4배나 높았다. 이는 다른 인터넷 관련 연구와 마찬가지로 연령이 동영상 및 음악 업로드라는 특수한 인터넷 상의 실천에 있어서도 여전히 가장 지배적인 변수임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이용시간, 음악감상방법, 영화감상방법, 문화취향에 따른 군집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추가했더니 인터넷 이용시간 변수의 경우 이용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업로드를 할 확률은 12.8%씩 늘어난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음악감상 방법 역시 음악·영상파일 업로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 집단인 MP3, wma파일을 통해 감상하는 이들이 업로드 활동에 있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뒤를 이어 구입CD/LP/카세트테이프를 통한 감상자, 그 다음으로 인터넷 스트리밍 감상자 순이었다. 영화감상방법의 경우 온라인 VOD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 이들이 가장 업로드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취향에 따른 군집별 음악·영상파일 업로드 확률에 대해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중간형이 가장 활발한 업로드 활동을 하는 집단으로 나타났다. 모든 사회경제적 조건이 다 같다고 가정할 때 문화대식가는 오락추구형이나 무관심형보다는 인터넷에 파일 업로드를 많이 하지만 중간형보다는 덜 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무관심형은 업로드 행위도 가장 적게 하는 집단인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대식가가 상대적으로 업로드를 적게 하는 이유는 관심이 다방면에 걸쳐있고 오프라인에서의 공연이나 영화 관람을 즐기는 데 절대적인 시간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의 : 디지털미래연구실 이호영 책임연구원 (02-570-4040, ehoyeong@kis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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