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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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정보화와 사법시험

  • 작성자정찬모  연구위원
  • 소속미래한국연구실
  • 등록일 2003.07.01

대통령이 법조인 출신이어서 인지 참여정부의 개혁 중에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 사법개혁이다. 그중 고시열풍으로 대학교육이 왜곡되고 많은 젊은이가 아깝게 청춘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어제오늘이 아니다. 고시병이 망국병이라는 말도 있다. 특히 사법시험제도는 여러 측면에서 비판을 받으면서 지난 10여년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어왔다.

합격자수가 1000여명 수준까지 꾸준히 확대되었으며, 시험과목이 축소되었으며 2006년 부터는 35학점 이상의 법학과목을 이수한 사람만이 응시자격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2006년 이후에 모든 것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법대교수들은 학생들이 학문적 관심 없이 사법시험에만 열중이라고 한탄하고, 법조에서는 합격자수 증가로 저질의 법조인력이 과잉 공급되고 있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필자는 변화의 기본방향에 찬성하면서도, 지식과 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시험과목의 축소가 아니라 그 확대가 적합한 것으로 생각한다.

시험과목 확대는 암기위주 공부를 벗어나는 한 방법이다. 이미 사례문제와 같이 응용력을 묻는 방향으로 출제경향이 개선되고 있으나 응용문제는 그만큼 정답에 대한 시비를 불러오기 쉬우며, 수험생이 제한된 시험과목으로 경쟁하는 한은 암송위주 공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암송은 1000여년전 인쇄문화 이전에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었다. 단순한 사회에서는 기본적인 법률을 암송하고 이를 응용하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식정보사회는 법규가 복잡·방대해지고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기본법의 단순 응용으로 사회의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 현대사회의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법조인은 다양한 전문법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제도적으로 법조인의 다양한 전문분야 습득이 유도되어야 하고 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법시험제도에 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우선 헌법, 민법, 형법 등 기본법의 중요성을 유지하면서도 정보사회의 법조인이 날로 다양하고 전문화되는 법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택과목을 1개 선택하는 것에서 5개정도 선택하는 것으로 바꾸고 선택과목 풀도 환경법, 국제경제법, 의료법, 정보통신법 등 시대흐름에 맞는 전문과목을 추가하고 세분화하여 20여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시험과목을 확대하더라도 과목별 pass or fail로 운영하여 한번 합격하면 몇 년간은 유효하도록 하면 수험생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굳이 합격 정원을 제한하고자 한다면 2차 시험의 헌법, 민법, 형법의 경우 기존의 방식대로 매번 응시하도록 하고 그 점수를 기준으로 합격자수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과목의 확대 및 pass or fail제로의 전환은 시험관리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IT 기술의 발달로 고도의 통계처리 및 방대한 수험자료의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위에서 제안한 방안이 수용불가능할 정도의 관리상 어려움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다.

완전한 사법개혁을 위해서는 법조일원화, 법학전문대학원과 같은 다른 거시적 대안이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은 위와 같은 사법시험제도의 개선을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식정보·개방화시대에 우리 법조인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조기 실행할 것을 제언한다.


--* 약력 *--------------------------
서울대 언어학 학사
고려대 법학 석사
영국 옥스퍼드대 법학 박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래한국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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