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의사, 변리사, 공인회계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세무사...」이것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인정되고 있는 자격증의 목록이다. 이외에도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 일종의 채용시험 성격을 가진 것을 제외하더라도 민간차원에서 인정하는 각종 전문자격증 등을 포함한다면 우리나라의 자격증은 어림잡아도 30개는 넘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중에는 운전면허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쓰이며 자격증소지자가 많은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자격증들은 해당분야에 진입하여 영업활동을 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경우가 많다. 이미 진입한 내부자와 진입하지 않은 외부자간에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존재하므로 이러한 제도들은 포괄적으로 일종의 진입장벽이라고 표현될 수 있다. 진입장벽은 사실상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Bain(1968)에서는 기업들의 광고활동 및 대규모 투자 등도 경쟁기업들의 진입을 제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므로 광의적 개념의 진입장벽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투자 및 광고비용 지출이 많은 산업부문에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이 나타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는 경쟁이 제한되므로 높은 수익(rent)을 누린다고 주장된다.
진입장벽은 그 단어자체에서 느껴질 수 있듯이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기도 하였으며,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여서인지 우리나라에서도 사법고시와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합격정원을 대폭 늘리거나, 혹은 공인중개사와 같이 합격자의 수를 제한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와는 다르게 진입절차가 존재하는 원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반영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진입장벽은 정보의 불완전성이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사업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직장경력 5년 이상인 모든 성인에게 변호사 자격증을 부여한다고 가정하자. 물론 변호사사무소의 수는 증가할 것이고 평균적으로 수임료는 감소할 것이므로 경쟁이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변호사를 찾기 위한 비용은 당연히 증가하게 될 것이며, 이 경우에는 변호사의 지명도, 경력, 또는 광고 등이 또 다른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요소들을 이용하여 정보를 얻고, 변호사들에게는 평판(reputation)이라는 자산을 형성하여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진입장벽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정보 불확성하에서는 불가피하며, 자격증을 획득하는 것, 소비자에게 좋은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이미지를 쌓는 것 등은 장벽이 아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뛰어넘어야 하는 일종의 허들(hurdle)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특정인에게 특정한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주요한 요소인 재산권(property rights)을 설정하여 가는 과정이며, 그 권한을 얻기 위해서는 수반되는 일정정도의 비용이 진입장벽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재산권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그 결과물의 이미지가 결정될 것이므로, 그 재산권의 내용은 사회구성원이 결정하여야 할 몫이다. 경쟁을 촉진하여 사회후생을 높이며 형평성 차원에서 진입장벽은 물론 완화되어야 하나, 정당한 경쟁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동기부여 역할을 한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이다. 재산권의 범위와 진입장벽의 높이는 결국 이러한 트레이드오프관계에 있는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Bain, Joe S. 1968, Industrial Organization, John Wiley & Sons, New York. Demsetz, Harold. 1995, The Economics of the Business Firm, Cambridge Univ. Press, New York. |
--------- 약 력 --------------------------------
+ 서울대학교 국제경제 학사 전공 : (경제학)
+ 서울대학교 국제경제 석사 전공 : (경제학)
+ UCLA 경제학 박사 전공 : (경제학)
+ 現)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방송연구실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