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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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렌드와 `부의 미래`

  • 작성자최항섭  연구위원
  • 소속미래전략연구실
  • 등록일 2006.10.30

한국에서 미래연구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시점에서 대표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가 출간됐다. 이미 제3의 물결로 미래를 예측하는 혜안을 인정받은 토플러이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 책의 내용에 쏠려있다.

필자 역시 이 책을 숙독하면서 토플러가 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지를 다시금 느낄 수가 있었다. 토플러는 미래 인류사회에 대한 변화를 지식, 시간, 공간, 글로벌 변동을 중심으로 때로는 부드러운 어조로 때로는 진지한 어조로 진단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토플러의 작품에 버금가는 미래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니, 바로 메가트렌드 연구가 그것이다. 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003년부터 산ㆍ학ㆍ연 한국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을 가동해 `21세기 한국 메가트렌드'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300여명에 이르는 한국 석학들의 혜안은 토플러 개인의 미래예측 능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들은 한국의 미래에 대한 거시적 트렌드를 비롯해 디지털사회에서 주요한 트렌드들을 도출한 바 있다. 메가트렌드 연구에서는 먼저 정보접근에서 정보선택으로의 중요성 이동을 지적하고 있다. 정보홍수, 정보엔트로피 현상 속에서 미래에는 어떤 정보를 신뢰할 것인가가 중요한 사회 이슈로 대두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부의 미래에서도 지식에 대한 신뢰 문제가 `무용지식의 함정'이라는 표현으로 논의되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지식검색이 일상화된 한국에서는 앞으로 어떤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 개인의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다. 메가트렌드에서는 중산층 해체, 계층 간 감성격차의 고조로 인해 사회양극화가 가속화될 것과, 동시에 IT기술로 인한 기존 기술과 산업의 창조적 파괴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것을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속화된 변화에 기존의 제도와 시스템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의 커다란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부의 미래 역시 미래의 위기상황은 속도의 충돌로 유발될 것이라면서 경제와 사회발전의 빠른 속도를 제도와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 그 국가와 사회는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경우, 2000년대 들어 급격한 속도로 부상하고 있는 일련의 노마디즘적 현상을 어떻게 제어하고 수용할 것인가가 점점 이슈화될 것이다.

메가트렌드에서는 국경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경제구조가 대단히 유연해져 경계의 소멸화가 이루어질 것을 예측하고 있다. 부의 미래 역시 공간의 확장을 예견하면서 노동에서의 경계가 와해될 것이고 국경을 초월한 다양한 경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메가트렌드와 부의 미래는 글로벌 지각 변동에 있어서는 시각을 달리한다. 토플러는 중국과 인도가 미래의 슈퍼 아시안 파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메가트렌드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부상이 이루어져 아시아에 다자주의화가 진행될 것은 틀림없지만 한국은 소프트 파워와 IT 신기술 개발, 그리고 시스템 혁신에 성공해 아시아의 중주국으로 입지를 이루어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낙관론적 전망이 아닌 선진국의 과거 경험에 대한 실증적, 이론적 분석을 토대로 한 예측이다.

또한 부의 미래에서는 미국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내부폭발의 위험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는 반면, 메가트렌드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네트워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고, 이와 더불어 미국의 신패권주의 역시 과거 군사영역은 물론이고 문화, 제도, 지식 등 소프트한 전 영역에 걸쳐 재현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경고성 예측을 한 바 있다.

메가트렌드의 내용은 부의 미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단지 아직까지는 한국어로만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 이외에는 그 내용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제 영어 등 외국어로도 번역되어 매년 미국과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세계미래학회, 유럽미래학회에서 발표되어 선진미래학자들의 연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할 것이다.

 -- * 약 력 * -----------------------------------------------

+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학사
+ 프랑스 파리5대학 사회학부 석사
+ 프랑스 파리 5대학 사회학부 박사
+ 디지털미래연구실 연구책임자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DT 광장'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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