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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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의 법제화에 대한 단상

  • 작성자김정현  연구위원
  • 소속공정경쟁정책연구실
  • 등록일 2007.04.10

기간통신사업에 대하여 매년 경쟁상황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신설 규정(제33조의4 제2항)을 포함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2007년 1월 공포됨으로써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법제화의 중요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

주지하다시피 통신시장의 경쟁상황평가는 해당 시장에서 경쟁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기존 경쟁정책의 유지 및 개선 사항의 도출, 신규 경쟁정책의 검토 등 규제의 방향과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기본 자료를 제공하는 과정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장지배력(SMP)을 가진 사업자의 존재는 해당 시장에서 경쟁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형성하므로, 시장지배력의 판단은 경쟁상황평가의 핵심이 된다.

경쟁상황평가 제도화를 위한 공청회 (2월15일)의 토론 과정에서 제시된 몇몇 의견들과 이에 대한 언론보도 내용 중에 경쟁상황평가 법제화를 “규제강화” 또는 “규제완화”로 각각 단정 짓는 정반대(!)의 해석들이 눈에 띔은 지극히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이는 초점이 빗나간 부적절한 해석이다. 경쟁상황평가 법제화의 본질적인 의의는 시장획정 판단기준, 시장지배력 판단을 위한 종합평가기준 및 세부지표 등 평가의 핵심 내용들을 사업법 체계 내에 합리적인 방식으로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규제 근거의 명확화” 또는 “규제의 투명화”를 이루고자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경쟁상황평가를 통해 식별된 주요 경쟁 저해 요인에 기반하여 특정 시장에 대한 특정 규제 도입의 적절성을 검토하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해당 시장에 대한 정확한 평가 과정과는 분리하여 사고될 필요가 있다. 경쟁상황평가의 법제화는 시장지배력의 존재가 주요 규제 도입의 필요조건이 된다는 점, 이러한 시장지배력의 평가가 체계적이고 설득력 있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주지만, 규제 강화 또는 완화의 논리로 일방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경쟁상황평가 법제화를 둘러싼 건전한 논의는 통신시장의 특성과 변화 추세를 반영한 보다 합리적인 평가 방법론을 개발하는 데에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경쟁상황평가의 결과를 요금인가, 상호접속 등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주요 사전규제 항목들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은 경쟁상황평가 법제화의 핵심적인 사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법률 개정을 통하여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비대칭규제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전규제 항목들과 직접 연계하는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법률 개정 전까지는 시행규칙의 개정만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개별 규제와의 연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현행 사전규제 대상 사업자의 지정 기준이 정보통신부령에 위임된 경우로서, 이용약관 인가대상 사업자 지정, 전기통신설비 의무제공ㆍ상호접속ㆍ공동사용 및 정보제공 협정의 인가대상 사업자 지정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경쟁상황평가의 결과가 장단기 경쟁정책 수립에 반영되어 관련 사업자 및 통신이용자의 이해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하면, 모두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경쟁상황평가를 완료하기에 앞서 각 단계별로 이용자, 사업자 및 관련 전문가 등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여 평가의 정합성을 검증하고 투명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때 의견은 평가가 끝난 후의 확인기능이 아닌, 평가과정에 대한 중요한 투입요소(input)의 하나로서 평가 형성에 적극 기여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경쟁상황평가의 주요 근거 자료가 되는 각사의 영업보고서 제출 시기가 매년 3월말로 규정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매년 6월에 이루어지는 사전규제대상 사업자 지정 이전까지 평가를 완료해야 하는 현행 일정상 장기간에 걸친 본격적인 의견 수렴 및 피드백(feedback) 절차를 곧바로 의무화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적으로는 의견 수렴 가능성을 시행규칙에 규정하고 약식 운영하되, 향후 외국의 경우(미국 9개월, 호주 12개월 등)와 같이 충분한 경쟁상황평가 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및 법규의 개선을 추진함과 동시에 의견수렴 절차와 관련한 상세 규정을 고시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컨버전스 등 역동적인 시장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탄력적인 시장획정, 통신시장의 특성을 적절히 반영한 시장지배력 평가지표 개선 및 체계적인 종합평가기준 마련 등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의 제도 개선을 통한 선진적인 규제 체계 확립을 위하여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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