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 모임에서 “우리나라에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커뮤니티 중심의 포털이 발달한 반면, 미국에서는 구글과 같은 검색 중심의 포털이 발달하게 된 이유가 뭘까”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개인주의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철저히 수단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오프라인에서 사라져가는 공동체를 대체할 새로운 안식처로 인터넷을 이용하기 때문이라며 문화적 맥락에서 그 원인을 파악하려 했다. 그런데 UCC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기업가는 뜻밖에도 “우리나라엔 미국처럼 복잡한 검색으로 찾을 만한 정보가 없어서”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웹 2.0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직 합의된 정의는 없지만 웹 2.0은 기존의 서버-클라이언트 모델에서 벗어나 최종사용자에게 웹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차세대 인터넷 정도로 이해될 수 있다. ‘웹의 플랫폼화’라고도 표현되는 이 변화는 무시할 수 없는 기술적 추세이면서 동시에 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 과정을 의미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가 단축되고, 지식 생산의 거점이 변화되고, 뉴스 가치에 대한 판단기준이 달라지는 변화의 과정 말이다. 그것은 점점 더 수요자 중심, 시민 중심, 소비자 중심의 사회가 도래하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웹 2.0은 대체 어제의 웹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많은 이들이 참여·공유·개방을 그 정신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초창기 웹의 정신도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웹 2.0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웹의 설계자들은 인터넷에서의 수평적 소통을 통해 유용한 유무형의 자원들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지난 16년 간 웹의 발전사를 돌이켜보면 과거에는 격리되어 있던 정보들이 링크됨으로써 새 가치가 창출되었고 적극적인 정보제공자들 덕택에 현재의 발전이 가능해졌음을 알 수 있다.
웹 2.0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요란한 벨소리에 놀라 지금까지 살아온 시대가 웹 1.0의 시대였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 우리로서는 지금까지의 웹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쉽게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려 들 것이다. 하지만 성난 얼굴로 뒤돌아보기 전에 웹 1.0 시대에 사라져버린 많은 것에 대한 질문을 다시금 던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웹 2.0의 이름으로 포장돼 신상품처럼 진열대에 놓인 가치와 이상들이 혹시 우리가 낡았다는 이유로, 혹은 빨리 이윤을 창출해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뒤에 버리고 온 바로 그것들은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구글이 발전하기 어려웠던 이유, 그 배후에는 ‘펌질’과 ‘덧글달기’에는 능숙하지만 자신의 자료를 기꺼이 네트워크에 공유시키고 타인의 비판과 수정에 열린 마음을 가진 이들이 많지 않았던 탓은 아닌지, 또 이런 무상 기여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매우 낮은 수준에 그쳤던 탓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네트워크가 생산하는 가치,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얻는 편익은 어디까지나 그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있는 개개인의 문화적 자산의 질과 크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개방과 공유의 정신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은 전자신문 4월 16일자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