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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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와 개발도상국 개발협력

  • 작성자남상열  연구위원
  • 소속IT통상전략센터
  • 등록일 2008.02.11

몽골과 캄보디아의 길거리 유인 공중전화

수년전 대외통상정책자문을 위해 몽골(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몽고(蒙古)는 중국의 관점에서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것을 그 때 알았다)을 방문했을 때 거리에서 눈에 띄는 한 가지 광경을 보았다. 그것은 우리의 오래된 집전화기와 유사한 것을 들고 시내 교차로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사실이었다. 현지 사람에게 물어보니 우리의 공중전화와 같은 것이며, 무선전화기를 가지고 길거리에서 영업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같은 목적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하게 되었을 때도 유사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점은 몽골에서 본 집전화기와 같이 크고 투박한 무선전화기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작은 무선전화기들이고 대부분 0xx, 0yy, 0zz 등 여러 가지 번호를 종이상자 등으로 만든 작은 간판에 적어둔 것으로 보아 복수의 무선통신사업자 전화기를 가지고 영업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인도 어촌의 이동전화 보급으로 인한 영향

많은 후발개도국들에서 유선전화가 보편적으로 보급되지 못한 상태에서 무선통신기술의 발달과 보급으로 사회경제 전반의 빠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유선통신 시스템에서 선로와 회선, 교환설비 등 기반구조 구축 등에 상당한 자원과 시간이 소요되어 후발개도국에 보편적인 전화보급이 어려웠던 문제가 무선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해소되어 이동전화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언론에 보도된 사례를 한 가지 살펴보자.

인도 남동부 해안마을 주민들은 바다에서 정어리를 잡아 파는 것이 주요 소득원이다. 이른 아침 바닷가의 포구마다 장이 서고 몇 시간만에 파한다. 어부들은 매일 바다에 나가 잡은 고기를 인근 바닷가의 몇몇 장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팔게 된다. 그날 선택한 인근포구의 장터에 다른 어부들이 한꺼번에 많이 몰려 고기를 팔려고 하면 고기값은 당연히 다른 곳보다 더 떨어지게 된다. 다른 포구로 옮겨가기에는 시간도 연료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잡은 물고기의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그날 잡은 물고기를 팔지 못하고 바다에 버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해안을 따라 서는 인근 포구의 시장이라 하더라도 정어리 가격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동전화가 보급되기 이전까지는 그러한 상황에서 버려지는 생선이 약 5~8% 정도였다고 한다. 1997년 1월, 예를 들면, 이 지역의 한 마을에서 11명의 어부가 이동전화를 가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시장상황을 크게 변화시켰다. 어부들은 해상에 있는 동안 전화로 인근 포구 시장들에서의 정어리 가격을 확인한 후 가장 유리한 시장에 고기를 팔 수 있게 되어 시장기능과 경제활동 전반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동전화가 보급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어부들이 자기 마을이 위치한 포구의 시장에서 정어리를 팔았으나, 이동전화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직후에는 인근의 다른 시장에 판매하는 비중이 35% 정도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버려지는 생선이 거의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인근 시장간의 가격차이도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에서 효율성이 높아짐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어부들의 수익이 8% 정도 높아진 반면 생선의 소비자가격은 평균 4% 정도 하락하였다. 어부들은 수익이 증대됨에 따라 이동전화 가입관련 비용도 대부분 두 달여만에 완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이 시장기능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이 사람들의 복지를 증대시킨 실생활에서의 구체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것으로 생각된다.

 

후발개도국의 정보격차 해소에 기여

국가경제 전반을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들에서도 이동전화 보급률 등으로 나타낸 정보화의 진전이 경제성장률의 상승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정보화의 진전과 경제성장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또 다른 문제라는 비판이 따르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후발개도국들에 대한 정보통신부문의 개발협력사업은 후발개도국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기에는 일반가계와 경제전반간 또는 단기와 중장기간의 기대효과에 대한 안배 또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사회경제적 격차의 중요한 요소이자 원인이 될 수 있는 정보격차의 해소와 관련하여 정보에 대한 접근기회 뿐 아니라 정보활용 능력의 배양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앞의 사례에서 살펴본 후발개도국에 대한 이동전화의 보급은 인터넷과 같이 활용능력 배양에 대한 부담이나 유선통신과 같이 물리적인 선로부설 등에 대한 자원과 시간면의 부담을 줄이면서 즉각적으로 정보활용을 통한 사회경제적 격차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이동전화 네트워크는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부문 주도로 추진될 수 있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수익성이 기대되기 때문에 시장기능에 의한 지속성장이 가능하다.

후발개도국에 대한 관련 개발협력사업에서 수혜국 정부가 객관적이고 투명한 규제체계를 갖추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의 투자가 적기에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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