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NHN(네이버)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 등에 대한 시정조치를 발표했는데, 시장지배적 지위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이용자 검색횟수를 기준으로 한 점유율을 사용했다는 점이 특별한 주목을 끌었었다. 공정위가 밝혔듯이 이는 최신 경제이론인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의 특징을 고려한 것이다. 경제학자 입장에서 최신이론인 양면시장 논리가 현실에 등장했다는 것은 우선 반가운 일이나, 그 역설적인 측면에 또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양면시장 이론이 본격적으로 그 적용범위를 넓힌다면, 궁극적으로는 공정위와 같은 일반경쟁규제기관의 기능을 제약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양면시장의 특성이 뚜렷이 나타나는 방송통신 시장에 대해서는 특히 그러할 것이다.
양면시장이란 두 종류의 이용자(또는 사업자)가 플랫폼을 통해 상호작용함으로써 가치가 창출되는 시장이다. 플랫폼 사업자는 양측의 거래 또는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플랫폼 이용료를 양측 또는 어느 한쪽으로부터 받는다.
이러한 예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겠으나, 특히 신용카드, PC운영체제, 미디어(방송ㆍ신문), 인터넷, 전화 착신접속 등 정보기술과 밀접한 시장들이 그러한 특성을 갖고 있다. 혹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모든 상업활동이 양면시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 예컨대, 어떤 방송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도매구입한 후 이를 수신료 기반으로 방송한다면 이는 양면시장이라고 할 수 없으나, 계약에 의해 다른 채널사용사업자나 광고사업자가 방송플랫폼을 이용하여 가입자에 접근하도록 허용하는 경우 양면시장의 특성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이렇게 양면시장을 구분하는 것은 기존의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특성과 시사점 때문이다. 기존의 경쟁법적 규제 이론은 활발한 사업자 경쟁이 시장의 성과 달성에 있어 핵심이라고 본다. 그러나 양면시장에서는 시장 양측의 균형을 맞추는 것(balancing both sides of the market)이 또 다른 핵심 이슈이다. 어느 한쪽의 가입 또는 이용 증가가 상대측에 효용을 발생하는 `간접적 망 외부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장 조건에 따라 어느 한쪽의 이용자는 플랫폼 이용료를 거의 내지 않는 대신 다른 측 이용자는 비용보다 높은 이용료를 지불하는 등 특수한 요금의 구조가 효율성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기존 경쟁법적 논리의 틀을 벗어나는 것으로, 예컨대 약탈적 요금규제의 의미가 없어지고 요금구조에 대한 사업자간 협의가 일부 정당화될 수도 있다. 또한 NHN 규제건에서의 적용사례와는 반대로, 기존의 방식으로 입증된 지배력이 양면시장적 특성에 의해 부정되는 사례가 빈발할 수도 있다.
물론 현재 양면시장 이론의 적용 논의는 해외에서도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나, 양면시장을 이해하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지금부터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특히 대표적 양면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방송통신 시장과 관련해서는, 전문규제기관으로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과 책임이 향후 더 무거워질 것이다.
현재 양면시장 이론은 일반적 결론이나 해법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실제 시장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효율성의 조건이 달라지게 되므로, 규제기관은 각 시장의 특성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전문성을 축적하여 이를 정책의 기초로 삼을 필요가 있다. 양면시장 이론 적용이 규제완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측면에서는, 규제완화 대상과 수준을 구체적으로 판단하는 역할을 전문규제기관이 맡아야 할 것이다. 또한 경쟁에 의해서 해결되기 어려운 양면시장적 요소에 한해 전문규제기관이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전향적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7월 10일(목) 22면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