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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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콘텐츠 제공 이슈와 규제

  • 작성자김남심  책임연구원
  • 소속공정경쟁정책연구실
  • 등록일 2009.05.12

최근 지상파 재송신 대가를 둘러싸고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플랫폼사업자 간 힘겨루기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지난 해 말 IPTV 도입 시 지상파 재송신 협상이 기존의 지상파 재송신 논리에 따른 무료 제공이 아닌, 일정 대가를 지불하는 결과로 나타나면서 ‘지상파 콘텐츠의 제공'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다. 콘텐츠 제공 대가로 IPTV 3사는 지상파 방송사에 방송프로그램 제작 펀드를 출연하고, 가입자당 수신료를 일정액 배분(CPS)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는 SO에 대해서도 디지털케이블 신호 재송신 대가를 요구하고 있어 재송신 유료화는 모든 유료방송 플랫폼에 대한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이렇게 지상파 콘텐츠 유료화를 추진하는 배경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우리나라 콘텐츠 공급시장에서 여전히 지상파를 대체할만한 경쟁 채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융합기술의 진전에 따라 유료방송 플랫폼 경쟁은 증가하고 있지만 실을 만한 콘텐츠는 제한적이므로, 플랫폼 사업자들은 대가를 지불하고라도 지상파를 공급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둘째는 지상파 방송사 내부적 요인에 기인한다. 지상파는 주로 광고수익에 의존해 왔으나, 광고 매체가 인터넷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지상파의 광고수익은 점차 감소해 왔다. 더구나 디지털 전환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지상파는 새로운 수익모델의 추구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유료방송의 수신료 배분 수익은 매력적인 수익원이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IPTV는 공급 대가 수준, SO는 의무재송신 채널 이외 채널의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을 중심으로 대가 지불 여부 자체가 이슈로 되고 있다. SO와 지상파 간 이슈는 지상파 재송신의 목표에서부터 지상파 수신확장, 보편적서비스 제공 등 그 간 유료방송의 역사에서의 양 측의 보완적 상생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를 내포하고 있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나, 향후 IPTV가 성장하여 플랫폼 경쟁이 가속화되는 국면에서는 SO에 대한 대가 지불 압력도 더욱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지상파 콘텐츠의 적정한 대가는 얼마인가? 통신 부문에서는 도매 거래 대가 규제와 대가 산정 원칙 및 방식에 관한 이론이 축적되고 규제 집행도 이루어져 왔으나, 지상파 콘텐츠 거래 조건 및 적정 대가에 대한 연구 및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최근 이상규(2008). “지상파방송 채널 재송신 적정가격 산정 방안”, 염수현 외(2008). “방송통신 콘텐츠 동등접근 규제 연구”는 지상파방송 콘텐츠의 적정 가격 산정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사실 지상파 콘텐츠 생산 후 추가적 플랫폼에 전송하기 위한 증분비용은 사실상 ‘0'에 가까워 대가를 높이 책정하는 것이 부당하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사는 지상파 채널을 구성하기 위한 모든 비용을 회수하는 수익원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과정에 있다고 보여지므로 대가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컨대, 일정 기간의 지상파 채널 1개를 구성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생산하기 위한 증분비용을 산정하고, 지상파가 이 비용을 회수하는 모든 수익원(광고수익, 수신료배분수익, VOD수익, DVD 수익 등)을 예측하여 제공 대가를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제작된 한 편의 프로그램이 2차, 3차 윈도우를 통해 수년 간 지속적으로 수익을 발생시킨다고 할 때 이를 예측 반영하는 것도 문제일 것이다. 또한 어떤 객관적인 비용이 산정된다 하더라도 이를 단위당 대가(예컨대, 가입자당)로 설정하여 모든 매체에 동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 가입자 규모, 광고수익 기여도 등 경제적 요소 이외에도 SO가 주장하는 지상파 수신확장, 보편적서비스 기여 등 비경제적 요소를 반영한 지상파 대가 차등화를 어떻게 다룰지도 이슈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재송신 규제는 의무재송신 및 역외재송신 규정 등 지상파 재송신 법제를 정비·개정하고 사업자 간 관련 분쟁에 정책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으나, 지상파 재송신을 위해 대가가 포함되는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불공정한 계약, 차별적 거래, 협정 지연 등의 이슈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규제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 재송신 규제의 방송정책적 목표와 원칙을 재정립하고 관련 규제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이 때 지상파 재송신의 성격 자체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한데, 이상우(2008)는 “융합 환경에서 콘텐츠에 대한 접근과 합리적 거래체계” 논문을 통해 지상파 재송신을 공익적 프로그램의 제공이라는 관점에서 우리나라 재송신 제도를 의무제공(must offer)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재송신 규제 재정립 시 고려될 원칙으로는 시청자 권익이 규제 개정 이전보다 감소되어서는 아니되고, 유료방송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방향인지를 평가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상파 콘텐츠 제공의 적정한 대가 및 제공 조건의 불공정성에 대한 정책방안을 마련하고 방송법상에 지상파 재송신 관련 불공정행위 유형을 포괄하는 금지행위 규정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경쟁법 규정으로도 지상파 재송신과 관련한 불공정행위의 사후규제가 가능하겠으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상파 방송 채널 공급 대가 및 조건의 적정성과 차별성 판단은 매우 복잡하고 방송정책적 요소까지 고려한 전문적 정책 판단을 요하므로 방송법 개정을 통한 규정 도입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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