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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통합망` 구축사업의 교훈

  • 작성자김사혁  책임연구원
  • 소속미래융합전략연구실
  • 등록일 2009.05.20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이하 국가통합망) 구축 사업의 험난한 여정의 끝은 어디인가? 논의가 시작된 지 7년, 사업 세부추진계획 수립을 시작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소규모의 시범 및 확장1차사업 진행 이후 사업은 답보상태에 있다. 오히려 구축과 활용을 위한 노력의 시간보다 사업추진 타당성 논란으로 인해 이에 대한 해명과 재조사에 들인 시간이 더 많은 듯하다.

2008년 3월 감사원은 국가통합망 구축사업에 대해 지하구간 투자비 과다, 연계망 구축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경제성 미흡, 특정업체 종속을 초래한 추진방식의 문제점, 표준운영절차 수립 미흡에 따른 사업효과 미확보를 지적했고, 이로 인해 전국 확장사업 추진이 중단되고 사업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간 것도 벌써 1년의 시간이 지났다. KDI의 타당성 재조사 보고서도 몇 차례 결과발표가 연기된 후에 5월말에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으나 어떠한 결론이 나올 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지금까지 지적된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국가통합망 구축을 통한 실제 편익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2004년 사업추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국가통합망 구축의 예상편익은 상당히 낮게 나온 바 있다. 현재에도 그러한 시각은 변하지 않았다. 편익을 평가한 설문응답자들은 실제로 국가통합망의 재난대응 편익을 잘 알지도, 경험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국가통합망 구축이 타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사불란한 현장지휘체계를 확보하고, 신속정확한 의사결정을 통한 재난 대응능력 향상이 필수적이다. 재난대응 편익과 평시활용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업무프로세스 재설계(BPR)와 표준운영절차(SOP) 수립이 망구축 이전부터 준비돼야 하고, 이용자들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훈련 및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한다. 또한 권한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 재난대응 협업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통합망이 제공하는 그룹통화, 비상통화, 단말기간 직접통화, 데이터통신 기능, 핫 마이크, 주변음 원격감청, 채널선점 비상통화, 동적 통화그룹 재편성, 멀티그룹 일제통화 등 수많은 기능상 장점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것이다.

실제로 아직까지 시범 및 확장1차사업을 통해 국가통합망 사업의 진정한 효과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 몇 차례 모의훈련을 제외하고는 그룹통화 등을 이용한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현장에서 이러한 효과가 발생하려면 최소한 3~5년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담당 부처에서 이러한 준비에 매진할 충분한 인력도, 예산도, 지원자도 없었던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사업 이전과 추진과정 상에서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고 망구축 사업 중심으로만 접근한 점은 분명 잘못이다.

작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연구를 통해 경쟁 활성화, 다양한 연계망의 수용과 연동, 경제형 단말기 개발, 민간운영 도입, 지하구간 설비활용의 체계화, 운영 효율화를 위한 요금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BPR과 SOP의 지속적인 수립과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한 재난대응 효익의 극대화라고 주장했다.

국가통합망은 현재까지 험난한 여정을 거쳐왔고, 앞으로도 더욱 험난한 여정을 겪게 될 것이다. 사업이 재개된다면 국가통합망의 실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원활한 협의와 제도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범정부차원의 새로운 추진 주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약 사업이 중단되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디지털TRS를 활용한 재난관련 협업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도 기존의 논란과 문제점을 거울삼아 새로운 재난대응 지휘통신체계의 일원화를 범정부차원에서 추진할 필요성은 상존할 것이다. 사업추진과정에서 디지털기술은 하나의 수단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5월 20일(수) 22면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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