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되었다가 자동 폐기된 이후 2년 넘게 재판매 법제화가 지연되면서, 서비스 기반 경쟁을 촉진한다는 당초의 정책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재판매 제도가 목적하는 것은 무엇보다 신규 진입을 통한 경쟁 촉진이다. 이론상 재판매 제도는 기존 네트워크 및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여 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촉진함으로써 시장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자간 경쟁과정에서 요금 인하 및 서비스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는 유효한 정책수단으로 평가된다.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진입하여 설비기반 사업자의 진입을 통한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재판매 제도가 경쟁활성화의 정책수단으로 새로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실제 재판매 제도가 경쟁에 미치는 효과는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사업자의 전략과 규제 환경이 중요하다. 사업자 전략이 재판매 제도의 성과를 결정하는 충분조건이라면 규제환경은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다. 재판매 사업자가 오프라인 판매망을 보유하거나 제휴를 통해 유통·판매 부문에서 비용을 절감할수록, 그리고 요금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된 틈새시장을 형성하여 안정적인 가입자 기반을 확보할수록 경쟁증진 효과는 커진다. 시장의 경쟁상황에 따른 재판매 의무화, 대가 규제 등 재판매 사업자의 진입전략에 영향을 주는 제도나, 단말기 보조금, SIM 카드 등 가입자 전환장벽에 영향을 주는 제도 등이 경쟁에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사업자 전략이 관련 제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재판매 법제화가 지연되는 것을 우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규제불확실성으로 인해 진입여부, 투자수준 등 사업자의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결과적으로 서비스 기반 경쟁을 촉진한다는 제도 도입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매가 서비스 시장 초기부터 제도화되어 사업자가 조기에 진입한 국가일수록 요금수준이 낮고, 신규 서비스 및 요금제 출시 등 경쟁촉진 효과가 크다는 해외 정책경험을 고려하면 법안 심의가 지연되면서 규제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현재 상황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업법이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확정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논의를 거치면서 이해당사자간 이견이 좁혀지기는 했으나 지난 4월 임시국회 심의과정에서 대가규제 방식 등에 대한 이견이 표출되는 등 법안에 대한 이슈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가규제 방식의 경우, 제17대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에서 사전적인 대가규제가 사업자의 영업활동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따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서는 대가의 사후규제를 규정하였으나, 사후적인 대가규제로 재판매 사업자의 실효성 있는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한 법이 확정되더라도 재판매 사업자의 지위, 의무제공 사업자 및 대상 서비스, 대가 적정성 판단기준 등 구체적인 제공절차, 조건, 방법에 관한 하위 법령 등 제도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실제 제도가 시행되기까지 충분한 이해당사자간 협의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크게는 통신시장 전체의 경쟁촉진과 성장을 위해 작게는 성공적인 재판매 제도의 정착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국회 차원에서 관련 법안 심의가 완료되어 관련 법령의 정비가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