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7월 18일자 A25면에 실린 독자권익위원회 정례회의 기사 중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미디어법 관련 보고서'와 관련한 내용이 있었다. 조선일보가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제대로 확인·검증하지 못했고, 후속 보도에도 소홀했으며, 보고서를 작성한 KISDI도 '통계 잘못을 시인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는 우리 방송시장의 성장잠재력이 선진국에 비해 충분한지, 충분하다면 어느 정도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비교·분석해 지난 1월에 발간한 것이다. 의혹의 핵심은 KISDI가 '일자리 창출 가능'이라는 결론을 의도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외국 기관의 통계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KISDI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이미 수차례 사실무근임을 조목조목 밝혔었다.
조선일보도 '고의적 통계조작이 아닌 외국 기관 통계 자체의 오류라는 사실이 이미 알려진 점'과 '올바른 통계에 기반했어도 결론은 동일하다'는 점에 주목해 후속 기사를 쓰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논란의 핵심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방송시장의 규모였다. 이 과정에서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방송시장규모 통계와 IMF(국제통화기금)·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산정한 GDP 통계가 활용됐다. 그런데 IMF와 ITU가 우리나라 GDP를 계산하면서 환율을 잘못 적용해 과다 산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들 기관은 최근 이를 수정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수정된 GDP 데이터를 대입하면 국내 방송시장이 포화상태이며, 상대적 규모도 미국·영국에 이어 세계 3위라고 주장했다.
KISDI는 진실 확인을 위해 지난 7월 초 통계 재분석에 나섰다. 그 결과 방송시장 규모를 산정했던 PwC의 한국 시장에 대한 통계도 과다 산출한 사실을 발견했고, 이를 수정·발표한 사실도 확인했다. 물론 두 기관의 수정·축소된 최신 데이터를 대입해도 보고서의 결론은 당초와 동일하다(2006년 GDP대비 국내 방송시장의 비중이 0.64%로 G7 국가의 평균 0.79%보다 여전히 낮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은 이들 기관의 수정 전 잘못된 통계만을 고집하면서 KISDI를 매도하고 있다. 사실 보고서는 우리 방송시장에 대한 분석을 한국은행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를 이용해 이미 적시한 상태였다. 따라서 굳이 외국 기관의 통계를 조작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KISDI는 보고서 결론과 무관하게 '통계자료의 오류'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이는 외국 기관의 통계라도 이를 확인하지 못한 연구자로서의 도의적 자성의 의미였지 결코 통계 조작을 인정하는 게 아니었다.
* 본 칼럼은 조선일보 7월 31일(금,27면) [편집자에게]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