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시장의 급격한 환경변화는 유한한 자원인 전기통신번호(이하 번호)의 효율적 활용과 이용자편익 제고 및 사업자간 경쟁환경 개선을 위한 번호체계의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여 왔다. 근래 관심을 받고 있는 010 번호통합제도는 이러한 맥락에서 일관되게 추진된 정책이슈이다.
이동전화 010 번호통합에 대한 논의는 서비스 초기 사업자의 시기별 시장진입에 따른 식별번호부여로 인한 문제해소와 이후 정부의 중장기 번호체계통합 등의 정책과 그 궤를 같이 하여 왔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시된 010 번호통합정책은 번호이동성제도와 함께 이용자의 편익을 제고하고 통신시장 내에서 공정경쟁구도를 정착시키는데 중요한 정책으로써 일익을 담당해 왔다. 한편, 중장기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단일번호체계를 제공하기 위한 일환으로 수립된 010 번호통합정책은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사회적 비용의 발생을 수반하게 될 것으로 예견됨으로써 이를 완화시킬 통합시기 등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이슈로 대두하게 되었다.
정부는 이러한 통합을 위한 사회ㆍ경제적 비효율을 해소하고 합리적인 통합시점을 도출하기 위해 이용자 및 사업자 환경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010 번호통합 활성화 및 전환율 제고정책으로 명명할 수 있는 이러한 정책들은 중장기 번호체계통합(유무선 번호체계통합)이라는 큰 틀 하에서 추진되었다. 따라서 번호통합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정책도 이러한 틀에 위배될 것으로 검토된 경우에는 그 시행이 지양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취지는 중장기 번호체계 및 관리제도 등을 위해 반드시 준수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010 정책토론회 자료에서 보았듯이 기존 이동전화 01X 이용자의 대다수가 010 번호통합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으나, 선호는 다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01X 이용자가 010으로 번호를 바꿀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단말기 및 이용요금 등 혜택이 있을 경우에는 변경의사가 제고됨으로써 많은 여지도 남기고 있다. 현재 이러한 혜택을 통해 많은 01X 이용자들이 010으로 전환함으로써 80%를 상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볼 때 미전환 고객들은 보다 많은 혜택을 원하거나 혜택과는 상관없이 번호를 유지해야하는 보다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010 번호통합의 파급효과가 큰 유인정책의 상정이 어려운 현실임을 감안할 때, 남아있는 이용자를 위한 효율적 전환정책의 제시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상기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010 번호통합정책은 정부가 향후에도 중장기 번호체계통합의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으로 전망할 때, 합리적 통합방안으로 제언할 수 있는 것은 사업자의 유인책을 통한 지속적인 전환정책의 시행과 시장에서 전환율 중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정부의 지속적인 홍보 및 정책지원일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비용이 많이 제거되었다고 판단되는 일제 전환이 가능한 시점을 미리 검토하고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어 이용자들로부터 통합에 대한 부정적 요인들을 점진적으로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통해 정책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때에도 유인정책의 시행이 자칫 과다한 마케팅비용 발생을 통해 이용자에게 전가되거나, 이용자를 차별하고 사업자간 형평성을 해치게 되는 등 통신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부의 합리적 정책조정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단기적인 통합성과를 거두기 위한 유인정책이 번호체계를 교란하여 정책혼선도 가져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통상적으로 정책수립 시 정부가 다양한 정책환경들을 고려하게 되면 정책선택의 폭에 많은 제약이 따를 것은 자명하지만, 미래번호제도와 장기번호체계 등을 고려한 010 번호통합정책의 합리적 해법을 위해서는 이용자 및 통신시장의 편익을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통한 신중한 정책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 본 칼럼은 디지털타임스 3월 24일자(수, 22면) 오피니언 [디지털세상]에 게재된 글입니다.